
'7데이즈 7피플'은 음악과 사랑 사이의 선택의 기로에 선 인디 뮤지션 진화가 7일 동안 7명의 사람을 만나는 과정을 그린 음악 영화다. 실제 뮤지션인 임진화가 연기한 작품으로, 정다원 감독의 정제되지 않은 리얼리티한 연출력과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다. 정다원 감독은 실제로 11년 차 밴드 'HOA(호아)의 리더 임진화와 가까운 사이로, 그만의 언어와 보이스, 성격을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덕분에 임진화의 꾸밈없는 생활 연기와 영화의 분위기가 잘 어울렸고, '원스'와 '인사이드 르윈'과 같은 훌륭한 한국 음악 영화가 나왔다.
결국 이 영화는 꿈에 대한 이야기다. 진화가 7일 동안 7명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며 흔들리는 것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어려운 '꿈'이라는 것 때문에 모두가 힘들어한다. 정다원 감독에게도 어려운 질문이었지만, 결국 자신만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꿈'은 그만큼 어렵지만, 우리가 살아갈 원동력이 되기도 하니까.
아래는 정다원 감독과의 일문일답.
- 실제 뮤지션 임진화 배우님은 노래를 부르는 그 순간에는 확연히 존재감이 달라 보였습니다.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가수 임진화만의 모습과 배우 임진화만의 모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수 임진화는 11년 차 밴드 '호아'의 리더이자 베이시스트인 프로페셔널 뮤지션이고, 배우 임진화는 아직은 아마추어 신인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연기를 배우지 않은, 정제되지 않은 연기를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자기만의 언어와 보이스로 표현해 내는 배우를 선호하는데, 저희 영화와 정말 찰떡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진화의 상냥하고 배려심 깊은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 것 같아요. 진화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그저 들었고, 노래했으며, 저희는 7일간 배회하는 자연스러운 진화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았습니다."

- 영화 속 진화의 재능이 인정받지 못하는 씁쓸한 과정이 있었으나 웃음을 유발하는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고성방가로 신고받고 온 경찰이 의외로 신스틸러였던 것 같아요. 임진화 배우님의 용모를 보면서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는 것부터 대사도 은근히 재밌었는데, 이 장면에서 특별히 고려한 부분이나 비하인드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실제 진화의 집에서 촬영했습니다. 함께 작업한 이수아 작가님이 집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고성방가로 신고당한 경험이 있었는데요. 오자마자 “불 켜세요.”라고 하는 등의 디테일은 실제 경험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그날 진화가 가짜 그림을 50만 원에 팔지 않습니까? 약간의 서스펜스를 주고 싶었습니다. 이 영화가 이상한 방향으로 튈 수도 있겠다고 느끼게 만드는 지점이었던 셈이죠."
- 영화를 보면서 '인사이드 르윈'이 떠올랐습니다. 이 영화도 오스카 아이삭이 노래로 돈을 벌기 위한 여정에 나서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오디션 장면에서 오버랩 되더라고요. 감독님께서 특별히 참고하신 영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며, 오디션 장면에서 특별히 신경 쓰신 점이 있으셨나요?
"<인사이드 르윈>은 정말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아무래도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보통 다른 음악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뮤지션으로서 자신의 꿈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고 냉정하죠. 취업이나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꿈으로 향하는 길은 바늘구멍이고, 자신보다 대단한 사람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좌절을 맛보게 됩니다.
영화에서도 신입사원의 실수로 좌절했던 진화가 용기를 내어 굳은 의지로 오디션 기회를 따내지만, 결국 또 실패하고 맙니다. 하지만 끝까지 붙잡으려고 노력하는 진화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기를 원했습니다. 끝까지 해본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그런 감정이 전달되었으면 했습니다. 중간에 여자친구 미래와 함께했던 기억이 플래시백으로 삽입되었는데, 음악과 미래는 그의 모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 결말에서 임진화 배우님의 눈빛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본캐'는 분명히 가수인데도, 배우 못지않게 그 복잡한 감정은 잘 전달된 것 같습니다. 어떤 관객들은 슬프게 받아들일 것 같은데, 그 장면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셨나요?
"어쩌면 진화가 뮤지션이기에 가능한 연기였고, 마지막에 잡힌 진화의 타이트한 얼굴이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관객분들께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살아온 각자의 삶의 궤적에 따라 진화의 복잡 미묘한 얼굴을 바라보며 자신만의 감정과 결말을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검은 화면에 엔딩 크레디트과 함께 나오는 타이틀곡 <새벽 별>을 들으시며, 자신만의 진화와 미래를 떠올리시길 원했습니다."
- 영화가 말하는 것처럼, 현실적인 이유로 꿈을 포기하면 후회로 이어질 수 있고, 반대로 꿈을 계속 좇으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꿈이라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감독님께서는 두 선택 사이에서 갈등하는 관객들이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건네고 싶으신가요?
"모르겠습니다.(웃음) 이건 정말 어려운 질문이에요. 저도 매일매일 마음이오락가락합니다. '내가 재능이 있나?', '내가 정말 끝까지 해보기는 한 걸까?', '영화를 안 했으면 행복했을까?' 하고요. 많은 극장이 문을 닫고 있고, 온라인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했으며, AI 영상 기술은 너무나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서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은 성공한 소수 몇 명을 제외하고는 사장되지 않을까 싶어 '기술이라도 배워야 하나?' 하는 이런저런 생각에 고민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잖아요. 진화도 7일간 7명의 사람들에게 조언을 들으며 흔들리지만, 결국 자신만의 선택을 합니다. 그 선택이 물론 후회가 될 수도, 아픔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어쩌겠습니까. 우리는 평생 선택을 하며, 인간의 영원한 미스터리인 '알 수 없는 인생'이라는 길을 걸어야 하니까요. 그러니 주변의 여러 말들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만의 선택을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라고요."

- 임진화 배우님의 꾸밈없는 생활 연기와 감독님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차기작이 또 나올까요? 감독님께서 고려하고 계신 작품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코미디 영화를 준비 중입니다. 많은 관객분들이 따뜻한 팝콘을 들고 극장에서 행복한 웃음과 눈물을 함께 나누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진화에게는 이제 음악만 하라고 장난삼아 말하곤 하지만, 또 모르죠. 어떠한 선택에 의해 또 다른 영화가 펼쳐질지는요."
영화 '7데이즈 7피플'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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