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7데이즈 7피플'의 인디 뮤지션 진화는 실제로 밴드 HOA(호아)의 리더 임진화가 연기했다. 호아는 지난 2016년 '9호선에는 신발을 벗고 타라'로 데뷔함과 동시에 EBS '스페이스 공감' 6월의 헬로루키로 등장했고, 이듬해 K-ROOKIES 우수상으로 선정되면서 재능을 인정받았다. 당시 스페이스 공감 공연을 보면, 풋풋한 대학생 스타일의 임진화를 볼 수 있다. '신명'을 부르며 관객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천상 아티스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다원 감독도 말한 것처럼 배우로서는 이제 첫걸음이지만, 그만의 정제되지 않은 생활 연기가 영화에 잘 녹아들었다. 평소 상냥하고 배려심 깊은 태도가 그대로 드러나면서 의외로 영화가 신선하다. 과장되지 않은 그만의 솔직한 연기 덕분에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금의 현대인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노래를 부를 때만은 확실히 임진화의 존재감이 다르게 보인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 영화의 대표곡 '새벽 별'과 더불어 다른 노래를 부를 때면 확실히 '본캐'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는 가수이자 배우 임진화와의 일문일답.
- 실제 뮤지션으로서 음악을 하는 인물을 연기하셨습니다. 영화 속 진화의 삶과 실제 뮤지션으로서의 경험 사이에 닮은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어떤 점에 가장 공감하셨나요?
"영화 속 진화와 실제의 제가 상황이 다를 뿐이지 독립예술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영화 속 진화와 많이 공감할 정도로 닮아있다고 생각해요. 꼭 독립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꿈과 현실 사이에 고민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극 중 진화가 7명의 사람을 만나러 다니는 설정이 저는 공감이 됐는데, 7일이라는 주어진 시간은 아니겠지만 인생의 큰 고민을 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혹은 자신의 답답한 속마음이라도 털어놓고 싶은 건 저 역시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 배우 서은수부터 정일우, 전석호, 최병윤, 양말복, 유재명 등 베테랑 배우님들과 함께하시면서 또 다른 경험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얼굴이 알려진 배우분들과 연기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비하인드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베테랑 배우님들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분들과의 연기를 현장에서 하고 있는 것이 신기하고 특별하고 신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저만 잘하면 될 거라는 부담과 책임감도 있었어요.
은수는 극 중에서 진화와 7년 간 연애를 한 사이인데, 그것에 몰입을 하기 위해 촬영 전에 저와 다원 형(감독님)과 같이 만나 술도 한잔 하고, 그날 실제 영화 소품으로 사용하기 위한 인생네컷까지 같이 찍었어요.
일우님은 극 중에 이자까야를 운영하는 설정인데, 그 역을 위해 실제로 촬영 중에 양파를 썰으셨어요. 요리를 잘하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밴드 음악을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촬영 이후에 호아의 단독공연도 보러오셨어요.
석호 형은 전에 촬영한 영화에서 한번 뵀었는데, 하루만 만난 사이인데도 저를 기억하시고 바로 장난치셨어요 (놀리셨어요). 그만큼 저를 편하게 대해주셔서 실제 촬영 때도 마음이 가장 편하고, 극 중 친구관계처럼 형이랑 현장에서 놀았던 것 같아요.
병윤 형은 극 중 미술품 판매할 때 대사를 거의 새로 써오셨어요. 특히 '엄마!'라고 그림보면서 외치는 대사는 너무 웃겨서 촬영 중에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어요.




사진=21스튜디오/트리플픽쳐스 제공
말복님은 경상도 사투리를 잘 모르신다고 엄마의 대사를 제가 경상도 사투리로 제가 음성파일을 보내달라고 하셨는데, 촬영 당일에 사투리를 하시는 것을 듣고는 깜짝 놀랐어요. 사실 경상도 사람들도 억양이 다 다르거든요. 그런데 말복님의 사투리는 억양이 맞고 안 맞고 보다 그냥 경상도 출신의 엄마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촬영 때 더 부모 간의 짠한 감정을 느꼈었어요.
재명 형님도 전에 촬영한 영화에서 뵀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더 가까워진 것 같았어요. 재명 형님과 촬영 끝난 날 다같이 술 마시면서 기타치며 노래했었는데, 그냥 우리 영화의 한 장면 같이 낭만적이었어요. 그리고 형님이 제 연기가 다시 느껴보는 신선함이었다고 말씀해주시면서, 계속 연기하라고 해주신 말이 남은 촬영 동안의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푸름이는 촬영 때 버스킹 장면의 ‘D-DAY’ 곡 연주하는 것을 들으면서 실제로 노래가 너무 좋아서 그냥 듣게 됐다고 말해줬어요. 정말 극 중 여학생 같은 모먼트여서 저도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인연으로 촬영 이후에 푸름이의 '불씨'라는 노래에 호아가 편곡으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사진=21스튜디오/트리플픽쳐스 제공
- 영화를 보면서 임진화라는 가수를 알게 되었고, HOA(호아) 밴드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된 관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씨네진도 덕분에 호아의 멋진 뮤직비디오를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가수 임진화와 호아 밴드를 대표하는 곡이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소개해주신 곡들의 의미도 듣고 싶습니다.
"호아 - Why d’you love
곡을 쓸 때 영화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제가 모든 경험을 해보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예술을 통해 간접경험을 해요. 이 곡은 미국 하이틴 영화들에 영향을 받아 만든 노래에요. 그런 장르의 영화에선 보통 조금 괴짜면서 찌질한 주인공이 학교 최고 인기남 혹은 인기녀를 동경하고 사랑을 찾는 내용인데, 이 노래의 화자가 딱 그래요. 신나고 춤추고 따라부르기 좋은 노래니 많이 들어주세요!
호아 - Love is here
요즘 세상은 서로 사랑하는 것보다 미워하는 것이 더 이득이 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수록 더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미움은 어느 정도의 무지와 두려움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누군가를 조금이라도 보고 들으며 관심을 가지는 것 자체가 사랑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사랑은 엄청 대단한 것이 아니에요. 사실 사랑은 바로 여기에 항상 존재하고 있어요."
-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노래 '새벽 별'을 영화 제작 초기에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만드신 것으로 짐작이 가는데, 후렴구만으로도 심금을 울리는 것 같아요. 곡을 만드는 과정에서 영감을 준 것이 있었는지, 가사나 멜로디를 구성하시면서 특별히 고려하신 점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새벽별은 동욱 형(음악감독)이 시나리오 초안을 보고 만든 곡이에요. 그리고 다원 형과 다같이 가사를 쓰고 더 발전시켰는데, ‘원스’ 영화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전반적으로 그 영화의 음악처럼 날 것의 느낌과 미니멀한 포크 느낌을 전체 ost에 담고 싶었어요. 그러면서도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좋은 멜로디를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가사는 극 중 진화가 이 노래를 만들거나 부르는 상황에서 쓸 법한 가사로 만들기 위해 신경썼어요. 새벽별은 음악으로 성공하고 싶은 진화의 꿈에 대한 고민을 담은 곡입니다."

- 결말에서 보여주신 눈빛은 배우 못지않게 복잡한 감정이 잘 전달된 것 같습니다. 연기하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당시 배우로서, 그리고 가수로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다원 형과 진화의 연기에 대해 얘기할 때도 다른 배우들 얘기를 들으라는 말을 해줬는데,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씬을 찍을 때 푸름이가 노래하는 걸 들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기분이 너무 묘했어요. 실제의 저는 한번도 음악을 관두려는 생각을 아직까진 해보지 않았었거든요.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면 이런 기분일까 싶었어요. 그것도 내가 치던 기타와 함께 노래 부르는 친구의 모습이 마냥 좋지도 싫지도 않은 복잡한 감정이었던 것 같아요."
- 배우 임진화님의 꾸밈없는 생활 연기를 다시 보고 싶은 관객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배우 활동과 음악 활동을 어떻게 이어갈 계획이신가요?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배우 활동은 좋은 기회가 있다면 계속 하고 싶어요. 일단 우선은 현재 진행 중인 호아의 활동에 좀 더 집중할 것 같아요. 다음 싱글 음원 작업도 현재 진행 중이고 SNS 콘텐츠도 계속 만들어가고 있어요. 국내 공연과 해외 투어 공연도 기획 중이니 많이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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