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서울민예총이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해석 논란과 창작자·배우를 향한 압박에 우려를 표하며 정부와 정치권에 표현의 자유와 문화향유권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서울민예총은 이날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며 작품에 대한 비판과 창작자 개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품의 내용과 역사적 해석은 비판과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관객에게는 작품을 보고 판단하거나 관람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고 밝혔다. 시민들 역시 합법적인 집회와 의견 표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힐 수 있지만,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나 사실과 다른 정보를 사실처럼 확산하거나 창작자와 배우의 주거지·사생활·안전을 위협해 상영과 대화를 위축시키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민예총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영화의 찬반 논쟁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배우의 주거지 앞 집회와 신상정보 노출 관련 보도, 국회의원의 국책은행 투자금 회수 및 수사 요구, 싱가포르 국제영화제의 작품 선정 철회 요구 등을 거론하며 예술 표현의 자유를 압박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작품을 둘러싼 논쟁이 정치적 색깔 논쟁과 정쟁으로 번지고, 공적 권한과 제도를 통해 창작과 상영의 자율성을 압박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데 우려를 감출 수 없다"라고 밝혔다.
서울민예총은 창작 현장의 위축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도 제시했다. 제작자·프로듀서 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 익명 조사에서 응답자의 90.4%가 역사·정치적 소재의 기획·제작 과정에서 부담이나 위축을 경험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제한된 조사 결과를 예술계 전체의 상황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창작 현장에서 위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정치권, 민주·진보의 가치를 표방해 온 정당들을 향해 예술인의 권리와 시민의 문화향유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왜 침묵하고 있는지 물었다. 일부 정치인의 정략적 발언과 요구가 예술인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창작 현장의 자기 검열을 유발한다면, 그 여파가 한 작품을 넘어 문화 예술 전반의 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민예총은 ▲일부 정치인의 확인되지 않은 주장 확산 중단 및 근거 공개 ▲정부와 공공기관의 공적 권한을 이용한 창작·상영 활동 압박 방지 ▲창작자와 배우를 향한 위협 및 사생활 침해 중단 ▲정부와 정치권, 민주·진보정당의 표현의 자유와 문화향유권 수호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허진호 감독은 지난 27일 방송된 MBC 'PD수첩'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1974년 수사 발표와 2005년 방송된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관련 내용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었다며, 당시 관계자들의 증언과 새롭게 제기된 의문에 주목해 작품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범의 배후라는 설정을 애초에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암살범 배후에 박 전 대통령이 있다는 설정은 애당초 한 적이 없고, 상상조차 하기 싫어 배제하고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1974년의 수사 결과를 따르지 않고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는 이유로 작품을 문제 삼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영화는 역사적 사건을 출발점으로 삼되, 의문을 극대화하고 허구적 인물과 상황을 결합해 극화했다는 설명이다.
영화 '암살자(들)'은 지난 27일 오전 7시 기준 누적 관객수 3,382,132명을 기록하며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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