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의 새로운 무료 DLC '레온 머스트 다이 포에버(LEON MUST DIE FOREVER)'는 그 이름부터 유저들에게 가혹한 도전장을 던지는 불친절하고도 매력적인 콘텐츠다. 본편 클리어 후 해금되는 이 모드는 제한 시간 내에 적들을 섬멸하며 최종 보스까지 도달해야 하는 극한의 서바이벌을 그리고 있다. 말 그대로 'DIE FOREVER'할 수밖에 없는 고난도 모드는 플레이어의 한계를 끊임없이 시험한다.
이번 DLC의 핵심은 기존 시리즈의 '머서너리즈' 모드에 '로그라이크' 요소를 아주 진하게 섞어낸 것이다. 유저들은 매 판마다 달라지는 무작위성(RNG)과 사투를 벌이며, 속도감 넘치는 하드코어 액션을 소화해야 한다. 본편이 공포와 생존에 무게를 두었다면, 이번 DLC는 완전히 반복 플레이와 빌드 운용의 재미를 유도하고 있다.
대신에 유저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지점 또한 이 무작위성이다. 생존에 필수적인 소총이나 보스전의 판도를 바꾸는 '레퀴엠', '리뎀션' 같은 무기가 철저히 운에 의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치밀한 전략을 세우기보다는 매 순간 슬롯머신을 당기는 듯한 기도로 게임에 임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불확실성은 기적적인 클리어의 짜릿함을 선사하는 훌륭한 장치이기도 하다. 필수 무기인 소총이나 리뎀션, 레퀴엠 없이도 클리어했을 때의 그 폭발적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망한 빌드로도 악조건을 기적처럼 뚫어낸다면 플레이어의 기억에 훨씬 더 강렬하게 남을 것이다.
대신에 가혹한 강화약(버프) 시스템은 다시금 좌절감을 안겨준다. 보스전을 앞두고 가장 절실한 '체력 증가' 강화약은 리롤(Re-roll)을 거듭해도 좀처럼 나오지 않아 플레이어의 원성을 자아낸다. 보스전으로 갈수록 체력 증가가 절실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스테이지 분기점 역시 로그라이크 특유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구조를 띠고 있지만 보상 설계의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 위험한 루트를 선택해 보스를 빨리 만날 수 있는 길을 택하더라도 결국 좋은 무기나 강화약이 뜨지 않는다면 그 선택의 가치는 무의미해진다. 물론 운 좋게 좋은 무기와 강화약이 뜬다면 위험을 감수한 결과에 보상은 따라올 수 있을 것이다.
이때쯤 되니까 '바이오하자드 RE:4'의 DLC가 보여주었던 훌륭한 밸런스가 그리울 수도 있다. 맵의 이해도, 자원 관리, 루트 최적화 등 플레이어의 순수한 '실력'을 기반으로 클리어하는 정통 서바이벌의 묘미를 보여 주었다. 이번 DLC는 '실력은 기본이고 운까지 따라줘야 한다'는 불합리한 공식을 강요하는 듯하다. 실력이 아닌 운에 의지하다 보니 자칫 다회차 플레이의 동력을 잃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이번 DLC는 매력적인 하드코어 액션인 것은 분명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피로감이 드는 콘텐츠다. 물론 최악의 RNG를 뚫고 살아남는다면 짜릿한 순간을 느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래도 바이오하자드 RE:4의 그 DLC가 그리운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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