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공산당 미화 논란에 휩싸였던 드라마 '스피킹 데드'가 제작 중단 5년 만에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7일 SLL 측은 보도 자료를 통해 드라마의 스틸 컷과 함께 올해 하반기 공개를 예고했다. 이 드라마는 시진핑 선전 소설이라는 의혹에 휩싸인 '동트기 힘든 긴 밤'을 각색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지난 2001년 제작이 중단된 바 있다.
원작 소설의 가장 큰 논란은 결말에 나온 '2014년 7월 29일, 거물급 호랑이가 낙마했다'라는 문구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13년 집권 후에 부패 척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며 거물급 부패 관료를 '호랑이'로 비유했다. 실제로 2014년 7월 29일에 저우융캉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대한 공식 조사가 착수된 날로 전해진다. 물론 소설 속의 날짜와 실제 중국에서 벌어진 일과 관련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여기에 원작 작가 쯔진천이 지난 2019년 웨이보에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을 향해 조롱 섞인 글을 적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홍콩 독립운동에 대한 비관적인 시선과 맞물리면서 시진핑 주석을 미화하고 공상단 체제를 찬양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으로 이어진 것이다. 게다가 당시 드라마 '설강화'가 여러 논란이 있었던 상황이라서 결국 드라마 제작이 중단된 것이다.
원작 소설 '동트기 힘든 긴 밤'은 추리나 스릴러 소설이라기보다 순교 서사에 가깝다. 형사 변호사 장치오가 자신의 제자이기도 한 장양의 시신을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에서 유기하는 도입부는 꽤 흥미롭다. 장치오는 순순히 살해 혐의를 인정하지만, 재판에서 알리바이를 대며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후 외부 고문 옌량이라는 사람이 조사를 시작하면서 배후에 성 접대 사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소설의 대부분은 성 접대 사건을 추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시골 여학생이 성 접대 및 살해까지 당한 사건을 시작으로 정의로운 공무원들이 뭉쳐서 끈질기게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다. 이들을 막으려는 검은손이 은폐와 살인을 서슴지 않으면서 주인공들의 좌절도 이어진다.
흥미로운 점은 악당들의 존재감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성 접대를 실행한 시골 깡패와 사건을 은폐하는 간부 정도만 있고, 배후에 있는 더 큰 세력을 묘사하지 않고 있다. 보통 범죄 소설의 작가들은 빌런들의 삐뚤어진 신념과 욕망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이 소설에 나오는 악당들은 그저 기능에만 그치고 있고, 내면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들을 어떻게든 처벌하고 싶어서 애태워하는 주인공들의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해석이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작가는 애초에 악당에게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저 선량한 사람들과 부패한 권력이라는 도식만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정치 선전이라고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사회파 소설의 서사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결말에 나온 문장은 단순히 우연일 것이다.
만약 악당들을 구체화하려면 중국의 권력 구조를 깊이 파고들었어야 할 것이다. 사건을 은폐하는 공무원과 국가 시스템이 어떻게 망가졌는지 보여주려면 체제 비판으로 갈 수도 있다. 이 소설은 그런 점까지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좋은 공무원들이 부패한 권력을 끈질기게 파헤쳐서 정의를 실현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논리라면 결말에 나온 문장이 논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굳이 날짜를 넣고 호랑이 낙마라는 표현을 해 버리면 당연히 중국 독자들은 시진핑의 개혁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다. 그 때문에 정치적 해석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노골적인 선전물이라면 지도자를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체제의 우월성 등을 설명하지 않았을까. 이 소설의 95%는 사회 비판 소설처럼 읽히고 있다. 왜 논란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대부분이 주인공들의 실패와 좌절로 채워져 있다. 악당들이 부재하다시피 하지만, 체제 선전 소설이라고 단정하기보다 '중앙 권력의 반부패 이야기로 수렴된다' 정도로 해석이 된다.
결과적으로 이 소설은 추리 소설의 재미보다 주인공들의 끈질긴 수사와 실패와 좌절에 더 집중하고 있다. 정의로운 공무원들의 순교 서사는 마음에 들지만, 악당의 부재가 여전히 마음에 걸린다. 단순한 서사적 약점일 수 있지만, 중국의 체제까지 문제 삼지 않으려는 한계도 드러난 것 같다.
한편 '스피킹 데드'는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판타스케이프' 섹션에서 8부작 중 1~2회가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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