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의 거장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끝이 없는 스칼렛'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을 현대적인 판타지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아버지를 잃고 복수의 여정에 나선 왕녀 스칼렛이 삶과 죽음의 경계인 '죽은 자의 나라'에서 겪는 처절한 사투와 성장을 담아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최근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현대 사회의 경직된 보복 문화에 의문을 던지고 싶어 복수라는 고전적 소재를 선택했다"라며 연출 의도를 심도 있게 설명했다. 이어 "주인공이 증오의 굴레를 끊고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이 상실의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법을 발견하기를 바란다"라며 철학적인 메시지를 강조했다.
주인공 스칼렛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아시다 마나는 "단순한 복수심을 넘어 존재의 소멸을 앞둔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와 사랑에 대한 갈망을 동시에 표현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캐릭터가 겪는 처절한 감정의 파고에 완전히 몰입하기 위해 수차례 재녹음을 자처하는 열정을 보였다.
제작진은 '죽은 자의 나라'라는 초현실적인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단테의 '신곡'과 고전 명화들에서 영감을 얻었다. 버라이어티(Variety)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소니 픽처스가 공동 제작에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가 호소다 마모루의 전작들보다 훨씬 어둡고 웅장한 영상미를 선보이며 감독의 예술적 지평을 한 단계 더 넓혔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제82회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 프리미어 공개 이후 평단은 "복수의 미학을 넘어서는 생명력 넘치는 판타지의 정점"이라는 호평을 보냈다. 복수귀로 변했던 주인공이 현대에서 온 청년 히지리를 만나면서 미래를 꿈꾸게 되는 서사 구조는 기존의 권선징악형 복수극과는 궤를 달리하는 신선하고 파격적인 전개로 분석된다.
붉은색과 검은색의 날카롭고 강렬한 색채 대비를 활용한 표현주의적 미장센을 시도한 점도 눈길을 끈다. 소니 픽처스의 최첨단 CGI 기술력과 스튜디오 치즈 특유의 섬세한 수작업 셀 애니메이션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작화'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끝이 없는 스칼렛'은 오는 14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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