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후기] "들었다 놨다" 관객들 진을 빼놓는 '오크스트리트의 마지막 날' 쿠키 영상은?

단순한 추억 팔이가 아니다…공포와 웃음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 리듬감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제공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제공

'오크스트리트의 마지막 날(The End of Oak Street)'은 80~90년대 스필버그 풍의 가족 모험을 한데 섞은 작품으로, 동네가 통째로 공룡 시대로 간다는 황당하고 철없어 보이는 상상력을 끝까지 긴장감 있게 밀어붙인 영화다. 공포와 웃음, 가족애와 드라마적 요소를 이렇게 훌륭한 리듬으로 만든 영화는 참으로 오랜만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쥬라기 공원'식의 추격전을 보여준다. 'E.T'를 떠올리게 하는 초반 아이들의 자전거 추격전을 시작으로 스티븐 스필버그의 명작들이 차례대로 오버랩된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그러한 오마주를 이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날 빛과 바람이 쏟아지면서 마을 하나가 공룡 시대에 잠식되는 과정이 꽤 스릴이 있고 긴장감이 있다.

전기와 물이 끊기더니 갑자기 뜨겁게 바뀐 날씨, 거리 한복판에서 뜨거운 물이 솟아오르는 장면부터 천천히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중생대의 화산과 지열 환경을 연출한 것으로 보이는데, 지층과 기후까지 겹쳐진 공간이라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뜨거운 지하수나 증기가 분출하는 현상 말이다. 관객들은 단순히 공룡 시대로 갔다고 생각하지 않고, 땅속까지 통째로 공룡 시대로 왔다는 것을 직감하며 점점 불안해진다. 현대 문명이 한순간에 무기력해진 상징적인 장치이기도 하다.

우리가 좋아하는 공포물은 관객들이 잠깐 숨 돌리게 하는 장면을 순식간에 충격으로 바꿀 때 많이 언급된다. 제임스 완이 '컨저링'과 '인시디어스' 시리즈를 통해 자주 보여줬던 것들이다. 물론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도 해당되지만, 이 영화에는 더 충격적인 장치들이 있다. 웃음과 충격을 동시에 주겠다는 야심이 제대로 통하고 있어서 그야말로 "들었다 놨다" 하는 장면들이 있다. 사실 계속 무섭기만 하면 감각이 무뎌지는 법인데, 이 영화는 웃게 하거나 안심시킨 뒤 아주 잔혹할 정도로 뒤집어 버린다.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제공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제공

그렉(이완 맥그리거)과 데니스(앤 해서웨이)의 서사도 빠질 수가 없다. 데니스는 피자 배달을 하던 그렉이 못마땅해서 남몰래 지하실에서 소설을 쓰고 있었다. 물론 그 책에는 그렉이 좋아할 만한 내용이 들어있지 않다. 그렇게 서로 서운한 감정이 쌓여 있는 상태를 만들어 놓은 덕분에 이들 내면에 있던 죄책감과 상실감이 한꺼번에 터지는 것처럼 보인다. 단순히 공룡들의 습격 사건으로 치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대신에 아들 브라이언(크리스티안 콘베리)과 딸 오드리(메이지 스텔라)가 답답한 구석은 있다.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이런 엉뚱한 캐릭터 때문에 영화들이 종종 나쁜 평을 듣곤 한다. 다만 그런 무모한 행동 덕분에 가족이 각자 두려움과 책임을 마주하게 된다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이 영화의 신스틸러 '스타벅'이 이야기의 고리가 되면서 가려웠던 부분을 긁어주는 셈이기도 하니 그리 불만스러운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영화는 여기에 게임적인 문법도 시도했다. 나타났다 사라지는 발판, 우리가 '슈퍼마리오' 게임에서 주로 봤던 '플랫폼 게임' 장르다. 이런 게임들은 패턴에 맞춰 점프하지 못하면 추락하면서 죽음을 맞이한다. 물론 게임은 재시작할 수 있지만, 영화는 다를 것이다. 얼핏 들으면 어색할 수 있지만, 또 하나의 스릴감을 제공하는 괜찮은 장치였다.

결말은 이 영화의 설정처럼 황당하지만, 의외로 큰 보상이 따라온다. 단순히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들을 오마주 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마지막까지 웃음과 공포를 놓치지 않는 제법 영리한 작품이다.

한편 영화 '오크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은 오는 26일 개봉하며 쿠키 영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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