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초청·뤼미에르 3관왕… 영화 '이방인', 고전 각색의 새로운 경지

프랑수아 오종과 알베르 카뮈의 강렬한 만남… 9월 30일 국내 상륙

사진=(주)영화사 진진 제공
사진=(주)영화사 진진 제공

프랑스를 대표하는 거장 프랑수아 오종 감독이 알베르 카뮈의 고전 '이방인'을 영화화했다.

'이방인'은 1938년 프랑스령 알제리를 배경으로,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도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청년 뫼르소가 하나의 사건으로 재판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인간 존재의 허무와 부조리, 사회가 개인에게 요구하는 도덕과 감정의 기준을 탐구한다.

영화는 오종 감독이 직접 각색과 연출을 맡았으며, '스위밍 풀', '8명의 여인들' 등으로 알려진 그의 섬세한 연출과 카뮈의 원작이 만났다. 벤자맹 부아쟁이 뫼르소를 연기하고, 레베카 마르데르가 마리 카르도나, 피에르 로탱이 레몽 생테스 역을 맡았다. 이 밖에도 드니 라방, 스완 아를로 등이 출연한다.

공개된 예고편은 강렬한 햇빛이 내리쬐는 지중해의 풍경과 해변, 수영장의 물결을 흑백 화면으로 담아내며 시작한다. 뫼르소와 연인 마리가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은 감각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곧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심문이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바뀐다.

예고편에는 원작에서도 나왔던 살인 사건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그 남자를 왜 죽였어? 왜 우리를 기다리던 행복을 깨뜨린 거야?", "본인이 저지른 일을 후회합니까?", "왜 총을 가져갔죠? 왜 정확히 그 장소로 다시 갔습니까?", "뫼르소 씨가 눈물을 흘리는 걸 보셨습니까?" 등의 질문이 나오며 궁금증을 자아낸다.

원작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뫼르소의 태도를 영화의 중심으로 끌어올린다. 뫼르소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살인 사건 자체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도덕성과 인격까지 심판받는다. 영화 역시 재판 과정에서 쏟아지는 질문을 통해 살인 사건의 진실과 함께 '왜 다른 사람들처럼 슬퍼하지 않았는가'라는 시선을 동시에 들여다본다.

원작의 뫼르소는 세상이 요구하는 감정과 의미에 자신을 맞추지 않는 인물이다. 사랑과 결혼, 죽음과 종교에 대해서도 사회가 기대하는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거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가 결국 '이방인'이 되는 이유 역시 단순히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만이 아니라, 사회가 정해놓은 정상적인 감정과 도덕의 규칙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흑백 화면은 이러한 원작의 정서를 시각적으로 확장한다. 특히 강렬한 햇빛과 빛과 그림자의 대비가 반복되며, 아름다운 풍경과 불길한 사건 사이의 간극을 강조한다. 실제로 오종 감독은 작품에서 흑백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사라진 '프랑스령 알제리'라는 세계를 재현하는 동시에 카뮈의 소설에 등장하는 '눈부심'의 감각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예고편 후반부에는 강렬한 햇살 아래 무심한 표정으로 서 있는 뫼르소의 모습과 함께 "엄마는 사람은 누구나 완전히 불행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다"라는 독백이 흐른다. 비극적인 사건을 지나온 뫼르소의 시선과 함께 카뮈가 작품에서 탐구한 부조리와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환기하는 대목이다.

'이방인'은 고전의 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뫼르소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이 세계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욕망과 아무런 답도 주지 않는 세계 사이의 충돌을 영화적으로 풀어낸다. 아름답고 정교한 흑백 이미지와 사건을 둘러싼 집요한 질문을 통해 카뮈의 오래된 질문을 현재의 관객에게 다시 던지는 작품이다.

'이방인'은 2025년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처음 공개됐으며, 제31회 뤼미에르상 최다 부문 수상(작품상, 남우주연상, 촬영상)을 했다. 오는 30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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