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오랜 기간 팬들이 기다렸던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시리즈의 차기작을 잇달아 공개했다. '스타크래프트'는 시리즈의 전통적인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에서 벗어나 오픈월드 슈터로 개발되고 있으며, '디아블로 5'는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악마 디아블로가 승리한 이후의 성역을 무대로 삼는다.
블리자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블리즈컨 2026 개막식을 통해 여러 신작들을 발표했다.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5'를 비롯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하스스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 주요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콘텐츠도 대거 공개했다.
가장 큰 변화는 단연 새로운 '스타크래프트'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를 스토리 중심의 오픈월드 슈터로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게임의 공식 명칭은 현재 별도의 부제가 붙지 않았으며, 출시 목표 시점은 2030년이다.
블리즈컨에서 공개된 시네마틱 영상은 지금까지의 '스타크래프트'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플레이어가 테란 자치령의 병사가 되어 전장 한복판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투를 앞둔 테란의 훈련과 장비 착용, 전장 투입을 차례로 보여주며 테란 자치령의 군사적 분위기를 보여준다. 이후 저그 무리와의 처절한 전투가 이어지고, 전투가 끝난 뒤에는 피로 얼룩지고 파괴된 병사의 장비가 정비되는 장면을 통해 병사들의 참혹한 희생을 묘사했다.
실제 전투 시스템이나 오픈월드의 구조, 무기와 성장 시스템, 멀티플레이어 지원 여부, 플랫폼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블리자드가 공식적으로 밝힌 장르는 오픈월드 슈터로, 오버워치처럼 '1인칭 슈터'나 '3인칭 슈터'로 나올 지는 확신할 수 없는 단계다.
개발을 주도하는 인물은 '파 크라이' 시리즈로 잘 알려진 댄 헤이(Dan Hay)다. 그는 블리자드 합류 전 유비소프트에서 파 크라이 프랜차이즈의 제작을 이끌었던 인물로, 오픈월드 액션 게임 경험을 새로운 스타크래프트에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게임이 2000년대 개발됐다가 취소된 '스타크래프트: 고스트'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을 RTS가 아닌 액션 장르로 확장하는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선 셈이다.
'스타크래프트'가 장르의 변화로 충격을 줬다면, '디아블로 5'는 세계관을 뒤집는 설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번 신작의 가장 큰 특징은 플레이어가 디아블로의 침공을 막아내는 세계가 아니라, 이미 디아블로가 승리한 이후의 성역을 무대로 한다는 점이다. 블리자드는 이번 작품을 "성역은 무너졌고, 디아블로가 승리했다"라는 설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공개된 티저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강하게 강조한다. 핏빛으로 물든 성역과 폐허가 된 공간을 배경으로 재앙의 흔적이 이어지고, 어둠과 화염 속에서 디아블로의 존재를 암시하는 이미지가 등장한다. 기존 시리즈처럼 영웅들이 성역을 지키기 위해 악의 세력에 맞서는 구도가 아니라, 이미 패배한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을 암시하는 것이다.
블리자드는 이번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세상이 이미 무너진 상황에서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적 배경은 '디아블로 4' 이후 약 100년 뒤이며, 안전하게 몸을 숨길 수 있는 마을이나 기존과 같은 방식의 안전지대에도 큰 변화가 예고됐다.
게임 플레이 방향도 변화한다. 블리자드는 후속 개발자 발표를 통해 더 많은 직업과 새로운 던전 구조, 아이템 시스템 등 기존 시리즈와 차별화된 요소를 공개했다. 현재 확인된 직업으로는 악마사냥꾼(Demon Hunter), 수도사(Monk), 신규 직업 역병 기사(Plague Knight) 등이 있으며, 개발진은 더 많은 직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2029년 출시까지 개발 과정에서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블리자드는 또한 '디아블로 4'에 아마존 클래스를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자벨린을 사용하는 아마존은 2027년 상반기 추가될 예정이며, 30주년을 기념하는 신규 시즌 콘텐츠도 공개됐다. 여기에 넷플릭스와 함께 디아블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 공개된 출시일이나 구체적인 제작진 정보는 없다.

블리자드는 그 밖에도 주요 프랜차이즈 전반에 걸쳐 상당한 규모의 신규 콘텐츠를 발표했다. 먼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는 '월드소울 사가'의 마지막 장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예고됐다. 블리자드는 이 작품이 20년 넘게 이어진 '워크래프트' 이야기의 중요한 장을 마무리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2027년 초 공개할 예정이다.
새로운 클래식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포에버'도 공개됐다. 2004년 오리지널의 첫해를 배경으로 하면서 새로운 지역과 퀘스트, 던전, 공격대, 종족 등을 추가하는 형태다. 오는 11월 5일 출시 예정이다.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에도 약 23년 만에 새로운 스토리 캠페인이 추가된다. Forsaken Kingdom 캠페인은 로데론의 몰락과 언더시티의 탄생을 다루며, 대규모 그래픽 업데이트와 월드 에디터 개선 등을 포함한 3.0 업데이트와 함께 공개됐다.
'오버워치'에서는 신규 지원 영웅 독트린이 공개됐다. 뱀파이어를 연상시키는 콘셉트와 박쥐 형태의 드론을 활용하는 지원 영웅으로, 시즌 5에 합류한다. 기존 영웅 솜브라와 로드호그의 대규모 개편, 신규 전장 '감시기지: 그림스뵈튼'도 함께 발표됐다.
'하스스톤'에는 새로운 확장팩 ‘검은 제국의 지배’가 발표됐다. 아제로스의 먼 과거와 고대 신을 소재로 하며, 오는 20일 출시 예정이다. 여기에 6년 만의 신규 직업으로 수도사(Monk)가 내년 3월 추가된다.
마지막으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캐릭터 잘아타스(Xal'atath)가 신규 영웅으로 합류한다. 오는 14일 PTR에 적용되며 정식 적용은 28일 예정이다. 블리자드는 향후 '히어로즈'에 더 많은 콘텐츠가 추가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