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추석 극장가 흥행 예고하는 '암살자(들)' 중장년 관객 사로잡을까

역사적 상흔과 미스터리의 결합, 추석 연휴 최고의 기대작으로 급부상

사진=(주)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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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육영수 피격 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암살자(들)〉이 전체 예매율 1위에 오르며 추석 극장가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 현대사의 실제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젊은 관객뿐 아니라 당시 사건을 기억하는 중장년층의 관심까지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9월 20일 기준 개봉 직전 주말 전체 영화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 오랜 기간 이어진 외화 강세 속에서 한국영화가 전체 예매율 정상에 오른 데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봉하는 경쟁작들을 제쳤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발생한 영부인 저격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했고, 대통령을 빗나간 총탄에 육영수 여사가 머리를 맞아 숨졌다.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은 재일교포 2세 문세광이었다.

영화는 당시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미스터리로 이야기를 확장했다. 유해진이 사건 현장을 지키던 형사 철구를 맡았고, 박해일이 진실을 좇는 언론인 재환, 이민호가 기자 영일을 연기하며 서로 다른 위치에서 사건의 실체에 접근한다.

영화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건 자체가 단순한 역사적 기록으로만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사건 직후 한국 수사당국은 문세광의 범행 배후에 조총련과 북한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문세광은 이후 내란목적살인 등으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다.

일본 측의 수사 결과는 달랐다. 일본 정부는 문세광이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스스로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단독범으로 판단했으며, 조총련과 북한의 직접적인 연계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한·일 양국은 사건의 배후를 놓고 서로 다른 결론을 내렸고, 이 문제는 심각한 외교 갈등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사건을 두고 북한 배후설이 사실로 확정됐다고 볼 수도 없고, 문세광의 범행 과정과 사건의 모든 의혹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국과 일본의 공식 수사 결과가 달랐고, 한국학중앙연구원 역시 사건의 자세한 진상이 현재까지 상당 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주)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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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이 사건의 파장은 매우 컸다. 문세광이 일본에서 입수한 권총으로 범행을 시도했다는 사실은 곧바로 한·일 외교 현안으로 번졌고, 한국 정부는 일본에 공범 수사와 조총련 규제를 요구했다. 2005년 공개된 외교문서에는 일본 측 대응을 둘러싸고 한국 정부가 외교관계 단절까지 검토한 정황도 담겼다. 영화가 사건 현장의 긴박감뿐 아니라 한·일 관계의 복잡한 긴장감까지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담아낼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의혹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다. 공개된 수사·외교 기록을 계기로 총격의 탄도와 현장 경호 대응, 문세광의 배후를 둘러싼 여러 의문이 다시 제기됐다. 일부 분석은 육영수 여사를 맞힌 총탄의 발사 주체에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는 확정된 결론이 아니라 기존 수사기록을 둘러싼 문제 제기라는 점에서 구분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 영화는 자극적인 음모론을 제시하는 데 있기보다, 서로 충돌하는 기록과 증언을 어떻게 극적으로 다루는지, 또한 이 사건이 지금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전달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인 만큼 재현 방식도 평가 대상이 될 것이다. 육영수 여사의 죽음, 현장에 있던 시민들의 공포, 급박한 상황에서 벌어진 한 여학생의 억울한 죽음까지 단순히 스릴러 장치로 소비하지 않는다. 그 사건으로 인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인프라의 혜택까지 돌아보게 하는 의미도 엿볼 수 있다. 한 시대가 사건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방식을 돌아보게 한다면 추석 극장가에 긴 여운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사건이 익숙한 중장년층 관객들 덕분에 흥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육영수 여사의 피격이라는 결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건 이후의 수사와 배후 의혹을 따라가는 추적극의 형식을 취하기 때문에 대중성도 갖추고 있다. 젊은 관객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현대사를 미스터리 스릴러의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결국 '암살자(들)'이 추석 극장가에서 확보한 예매율 1위는 유명 배우와 감독에 대한 기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지만 사건의 세부적인 내막까지는 알기 어려웠던 한국 현대사의 한 장면을 미스터리 추적극으로 풀어냈다는 점이 차별화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영화 '암살자(들)'은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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