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11월 부산을 게임으로 물들이는 지스타가 올해도 새로운 출발점에 선다. 오는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26은 해외 게임사와 인디게임, e스포츠, 컨퍼런스, AI·웹툰·모빌리티 등 인접 콘텐츠로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2026년의 지스타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먼저 2025년 지스타가 남긴 기록과 변화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스타 2025는 44개국 1,273개사가 참가해 총 3,269부스 규모로 개최됐다. 엔씨소프트가 처음으로 메인 스폰서를 맡았고, 크래프톤과 넷마블, 구글플레이 등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대형 부스를 꾸렸다. 엔씨소프트는 300부스 규모의 전시 공간에서 '아이온2', '신더시티',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타임 테이커즈' 등 5종의 신작을 선보였다.
넷마블은 '프로젝트 이블베인', '나 혼자만 레벨업: KARMA', '일곱 개의 대죄: Origin', '몬길: STAR DIVE'를 출품했고, 크래프톤은 '팰월드 모바일'을 중심으로 실제 게임 속 세계를 구현한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제2전시장에서는 반다이남코, 블리자드, 세가·아틀라스, 워호스 스튜디오 등 해외 게임사들도 관람객을 맞았다.
수치만 보면 여전히 명실상부한 게임 전시회였으나, 관람객은 20만 2천여 명으로 2024년의 21만 5천여 명보다 약 6% 감소했다. 전체 부스 역시 2024년 3,359부스에서 3,269부스로 줄었다. 반면 B2B 유료 바이어는 2,190명으로 집계돼 2024년의 2,211명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관람객 규모가 소폭 감소한 가운데에서도 기업 간 비즈니스 기능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해외 개발사와 인디게임, 컨퍼런스 등 전시회의 구성 역시 다변화됐다.
2025년 지스타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 2.0: 갤럭시'였다. 해당 전시는 총 400부스 규모로 운영됐으며, 스팀덱·유니티·디스코드 등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20개국 80개 인디 개발사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해외 개발사는 41개에 달했다. 단순히 인디게임을 한데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스팀덱 체험존 등을 결합하면서 지스타 안에서 인디게임의 존재감을 키웠다. G-CON 역시 내러티브, 콘솔, 디자인, 아트, 사운드 등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게임 제작과 산업 전반에 대한 논의를 확대했다. 이는 지스타가 게임산업 전체를 다루는 플랫폼으로 변화하려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지스타는 당초부터 참가사 구성에서 변화가 예상됐다. 지난 8월 공개된 1차 참가사 명단에서는 웹젠을 비롯해, 호요버스, 넷이즈게임즈, 빌리빌리 게임, 센추리게임즈 등 해외 게임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당시까지 국내 대형 게임사 가운데 참가가 확정된 곳은 웹젠 정도였으며, 조직위는 추가 참가사를 9월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참가가 줄어드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 콘솔 시장 확대와 개발 기간 장기화를 언급했다. 출품작 중심으로 행사를 구성하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지스타의 위상을 계속 높이기 어렵다는 판단도 나왔다.

흥미로운 것은 이후 공개된 최종 전시장 구성이 이런 변화에 대한 하나의 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9일 공개된 지스타 2026 전시장 구성을 보면, 제1전시장에는 메인 스폰서 크랙을 비롯해 크래프톤, 호요버스, 구글플레이, 웹젠, 팀42 등 6개사가 100부스 이상 규모의 대형 공간을 마련한다. 여기에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 국내 주요 게임사도 참가사 명단에 포함되면서 8월 1차 발표 당시보다 국내 게임사의 참여 폭이 확대됐다.
동시에 제2전시장에는 올해 처음으로 '지스타 글로벌 게임 쇼케이스'가 마련된다. 코에이 테크모는 '와룡 2: 윙스 오브 엠버', '카리아의 아틀리에 ~밤의 왕국과 추억의 이정표~', '인왕 3'을 선보이고, 세가는 '토탈워: 워해머 40,000', '크레이지 택시: 월드 투어', '풋볼 매니저 27'을 출품한다. 넷이즈게임즈와 CD 프로젝트 레드도 참여한다.
인디게임 역시 2026년 지스타에서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 2.0: 갤럭시'에는 국내외 개발사 106개사가 참여하며 총 250부스 규모로 구성된다. 디볼버 디지털과 유니티 등 글로벌 기업도 참여한다.
e스포츠 역시 확대된다.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는 3년 만에 대형 e스포츠 경기가 열리며, '오버워치 챔피언스 시리즈 아시아 스테이지 3 그랜드 파이널 2026'이 오는 11월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G-CON 2026 역시 게임 제작과 산업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마크로스'의 카와모리 쇼지 감독, '블루 아카이브' 개발을 이끈 김용하 넥슨게임즈 IO본부장, '붉은사막' 개발진 등이 연사로 참여한다.
올해 메인 스폰서는 게임사가 아닌 AI 창작 플랫폼 기업 '크랙'이다.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게임사의 신작 라인업에 따라 행사 콘텐츠가 좌우되는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체 콘텐츠를 확대하고, AI·웹툰·모빌리티 등 인접 산업과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온라인 쇼케이스도 새롭게 추진된다. 여러 게임의 영상을 짧게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부 작품을 선정해 작품당 20~30분가량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롱폼 형태가 검토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스타가 직면한 현실을 보여준다. 게임사가 매년 대형 신작을 들고 오는 것만으로는 세계적인 게임쇼와 경쟁하기 어렵다. 반대로 글로벌 게임사, 인디 개발사, e스포츠, 개발자 컨퍼런스, AI와 같은 새로운 콘텐츠를 결합한다면 지스타만의 전시 문법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올해 열리는 2026 지스타 역시 글로벌 게임 콘텐츠 플랫폼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게임쇼라는 본질은 유지해야 할 것이다. 오는 11월 19일부터 4일간 개최되는 2026 지스타에서 그 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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