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후기] 룩백, 고레에다 히로카즈 매직으로 완성된 또 하나의 명작

공감대 확장돼서 돌아온 '룩백', 고레에다 히로카즈 특유의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 제공
사진=메가박스중앙(주) 제공

확실히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남다른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감독이다. 후지노와 쿄모토의 관계에 동화적인 감성을 넣으면서 '룩백'을 더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었다.

두 소녀가 잉크를 입으로 불어서 그림 배경에 튀게 하는 장면이 있다. 줄거리만 놓고 보면 크게 필요가 없는 장면이다. 후지노와 쿄모토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대단한 정보도 아니고, 작품의 비극이나 해석을 돕는 장면도 아니다. 그저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들끼리 치는 장난일 뿐이다. 결과물을 더 멋들어지게 만들어보겠다는 포장도 아니고 과시하는 것도 아니다. 잉크가 튀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그림들을 친구와 나누며 즐기는 것이다.

이런 동화적인 감성들이 들어가면서 쿄모토는 후지노에게 단순한 친구가 아니게 되었다. 함께 웃고 즐기면서도, 만화 결과가 좋지 않은 종이를 같이 찢어도 괜찮은 진짜 '친구'로 남게 된다. 덕분에 결말에 나오는 상실이 더 아프고, 후지노의 상상도 더 절실하게 보인다.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도 후지노의 상상은 가슴 뭉클한 장면들이었다. 이제는 성인이 되었지만, 그림을 좋아하는 어린 시절에 대한 감성이 남아 있는 후지노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상상하며 쿄모토와 재회하겠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창작자들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 풍부한 상상력과 감수성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도 여운을 남기는 명장면들이다.

후지노가 상상에서 쿄모토와 재회할 때 통쾌한 느낌의 음악이 나온다. 후지노의 머릿속에서 즉석으로 만들어진 만화적인 결말일 것이다. 후지노는 이제 성인이 됐지만, 만화가였기 때문에 만화적인 문법으로 상상한다. 쿄모토를 구하면서 영웅이 될 때 멋지게 컷을 나누고, 통쾌한 음악을 붙이는 것이다. 그 때문에 더 아프게 다가오는 장면이다. 잠시나마 그 만화적인 쾌감이 생기지만, 곧 모든 상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니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러한 상상력을 더 섬세하게 풀어냈다. 애도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창작자다운 반응으로 존중해 준다. 현실을 바꿀 수는 없어도 머릿속에서는 수백 개의 컷을 그리고 다른 결말을 붙여 보는 것. 상상은 종종 현실 도피의 수단이 되기는 하지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을 견디는 방법이기도 하니 말이다. 특히 네 컷 만화를 보게 된 후지노는 더 절박했을 것이다.

성인 후지노를 연기한 데구치 나츠키가 흘리는 눈물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그녀의 연기로 후지노의 죄책감이 전부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쿄모토와 함께한 시간이 진심이었다'라는 더 큰 위로가 있었던 것이다. 원작 만화는 컷의 연결과 여백으로 날카롭게 압축하고, 애니메이션은 속도와 에너지로 밀어붙였다. 영화는 두 소녀의 웃음을 넣으면서 공감대를 확장했다. 사실 슬픔은 대개 그런 사소한 감각들에서 시작되니까.

'룩백'은 우정과 창작에 대한 영화이자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감성이 더해진 특별한 작품이다. 후지노가 다시 등을 보이며 그림을 그리는 마지막 장면이 이렇게 애틋하게 다가오게 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에게 그저 고마울 뿐이다.

영화 '룩백'은 오는 6일 열리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상영하며, 8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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