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후기] '더 드라마' 진실 게임 하나가 뒤흔든 사랑의 유통기한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비밀 고백으로 생긴 균열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워터홀컴퍼니(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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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젠데이아)에게 한눈에 반한 찰리(로버트 패틴슨)는 얼마 가지 않아 결혼을 약속하지만, 친구들끼리 시작한 진실 게임에서 비밀을 털어놓으면서 문제가 생긴다. 엠마가 생각지 못한 고백을 하면서 찰리뿐만 아니라 친구 레이첼(알리나 하임)까지 충격을 받은 것이다. 레이첼은 엠마에게 역겹다는 반응까지 보인다.

과거가 아니라 현재가 중요하다는 건 원칙적으로 맞지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과거는 끝난 일이겠지만, 그로 인해 신뢰의 문제가 싹트기 때문이다. 찰리가 엠마에게 첫눈에 반했던 그때와 완전히 완전히 달라지고, 레이첼에게는 더는 대화와 토론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게 된다. 엠마는 결국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영화는 엠마의 학창 시절을 몽타주로 보여주는데, '드림 시나리오'를 연출했던 크리스토퍼 보글리 감독답게 그녀의 불안과 망상,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침투하는 방식으로 묘사했다. 엠마가 불안해지기 시작하면서 간혹 이것이 그녀의 상상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힘들 때도 있다. 찰리가 그냥 끌어안고 웃어주면서 다 잊어버리자는 식의 상상하는 장면에서 보글리 감독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너무 간절해서 생긴 방어기제라서 어색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처음에는 컷이 잦아서 다소 산만하게 느껴졌지만 영화의 의도와 잘 맞아 보인다. 이 영화는 객관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엠마가 기억하고 상상하고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밀어붙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혼을 후회하는 듯한 찰리의 모습이 나오는데, 이 장면이 엠마의 상상인지 현실인지 혼란스럽게 묘사했다. 이것이 의도라면 사실관계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엠마의 공포를 강조한 셈이다.

과거가 아니라 현재가 중요하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엠마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찰리도 단순히 나쁜 사람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는 확실히 충격을 받았고, 결혼 준비에 들인 시간과 돈, 미래까지 무너졌다고 느낀다. 점점 자기중심적으로 감정을 처리하는 게 웃기면서도 한심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찰리의 비극을 단순히 볼 수는 없다. 사람은 특히 윤리적이거나 도덕적인 문제가 생길 때 품위 있게 굴지 못하는 법이니까.

지금도 생각나는 장면은 찰리와 엠마의 웨딩 촬영이다. 찰리는 사진관 여직원을 보며 어렵게 웃으며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더는 엠마를 보면서 예전의 감정이 생기지 않고, 성적인 느낌도 들지 않으니, 아주 얄팍한 방식으로 당장의 현실을 피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젠데이아와 로버트 패틴슨의 표정 연기도 꽤 중요하다. 특히 젠데이아의 미세하게 흔들리는 표정은 HBO 드라마 '유포리아'가 떠오르기도 한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워터홀컴퍼니(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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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렇게 전체적으로 웃픈 작품이지만, 결말은 생각보다 로맨틱하다. 우리는 때로 매우 힘들 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보자는 꿈을 꾼다. 엠마의 이런 절박한 꿈과 여기에 동참하는 찰리를 보면서 '사랑'이라는 게 새삼 얄궂다는 생각도 든다. 두 사람은 평생 그 '비밀' 때문에 괴로울 것이고 완전히 화해할 수도 없겠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향한 마음은 남아 있어서 슬프면서도 로맨틱한 것이다.

과거보다 현재가 중요한 것도 맞지만, 영화는 그 과거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명제가 확실하다. 엠마는 과거의 충동 하나로만 규정될 수 있는 사람이 절대 아니지만, 찰리와 레이첼도 그런 사실을 받아들일 의무는 없다. 그 불편한 관계를 보글리 감독 스타일의 연출과 섬세한 연기로 제대로 묘사했다.

다음으로 가장 기억나는 장면은 찰리와 미샤의 대화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미샤를 연기한 헤일리 게이츠는 신 스틸러가 확실하다. 젠데이아 못지않게 능청스러운 연기를 하는데, 그 짧은 순간 매우 강렬한 연기를 했다.

한편 영화 '더 드라마'는 내달 9일 개봉하며 쿠키 영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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