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조금 낯선 안성기 만난다

일본영화 대거 포함된 '불면의 밤'부터 '특별전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까지

사진=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사진=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상영작 발표를 마치고 영화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상영작 발표 기자 회견은 31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과 CGV 용산아이파크몰 11관에서 두 차례 진행됐다. 윤동욱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권한대행은 "그동안 전주국제영화제는 세계 각국의 창의적인 영화인들이 관객과 소통하며 창작의 세계를 펼칠 수 있는 소중한 플랫폼이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해 왔다"라며 영화제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켄트 존스 감독의 '나의 사적인 예술가(Late Fame)'다. 지난해 열렸던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오리종티 경쟁 장편 후보에 올랐던 작품으로 대중영화부터 독립영화까지 활동 폭을 넓히는 배우 월럼 더포와 '패스트 라이브즈(2023)를 통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그레타 리가 주연을 맡았다.

더 가디언은 이 영화에 대해 월럼 더포의 연기를 중심으로 한 자연주의적 드라마이며 예술과 시간이라는 테마를 부드럽게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버라이어티는 월럼 더포가 천천히 피어나는 야생화 같은 연기를 했다며 켄트 존스 감독의 시적 연출 감각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켄트 존스 감독이 영화와 비평, 영화제라는 분야의 역사를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한다. 재발견된 예술가라는 한 편의 우화적 구성과 따뜻한 일상의 고통과 공존하는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기꺼이 27회 개막작의 자격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동안 전주국제영화제는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비극을 보듬어주는 역할을 했다. '침몰 10년, 제로썸'과 같은 다큐멘터리를 포함해 '목화솜 피는 날(2024)'과 '바다호랑이(2025)' 같은 극영화로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번 폐막작은 지난 2024년 12월 3일 벌어진 내란 사태를 다룬 다큐멘터리 '남태령'으로 결정됐다. 용산까지 진출하려던 전봉준투쟁단이 2030 여성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의 힘을 받아 벌어진 이른바 '남태령 대첩'으로 기록되는 사건을 재구성한 것이다.

지난 2022년에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다룬 '필링'이라는 영화도 눈길을 끈다. 이 영화는 이태원 참사로 아들을 잃은 택시 기사가 배우 지망생과 우연히 만나면서 굳게 닫힌 마음을 조금씩 열며 삶에 다시 숨을 불어넣는다는 내용이다.

불면의 밤 섹션에는 유독 일본 영화가 눈에 띈다. 지난 1992년에 시작된 V시네마(비디오 직행 영화)의 장수 시리즈인 미나미의 제왕 Ver.50부터 시작하여 구로사와 기요시의 '네 멋대로 해라!! 영웅계획(1996)', 소메타니 쇼타와 가라타 에리카가 주연한 기이한 분위기의 호러 영화 '애니마트'까지 아주 다채롭다.

'특별전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도 빼놓을 수가 없다. 한국 영화의 상징, 국민배우 등으로 불렸던 안성기 역시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컬트적 성격이 강한 '남자는 괴로워(1994)'와 폴란드에서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 '이방인(1998)'부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던 '부러진 화살(2011)'까지 다양하게 준비했다.

2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내달 29일부터 오는 5월 8일까지 영화의거리 및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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