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 '도그 스타: 마지막 희망'이 올해 하반기 개봉을 확정하고 티저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했다. 이번 작품은 인류를 휩쓴 바이러스로 문명이 붕괴된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였으며 살아남은 이들이 마지막 희망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다.
거대한 재난과 괴물, 혹은 인류 멸망의 원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일반적인 종말물과 달리 '도그 스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한 생존자의 상실감에서 이야기를 출발시킨다. 예고편은 마치 오래된 사진첩을 넘기듯 평화로운 일상의 단편들을 조용히 비춘다.
주인공 힉(제이콥 엘로디)은 반려견 재스퍼를 안고 집으로 들어오고, 임신한 아내는 미소를 지으며 맞이한다. 원반을 던지며 개와 뛰놀던 풍경, 평범했던 가족의 일상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 세계가 됐다. 이후 예고편은 잔인할 만큼 차갑게 현재로 전환된다. 버려진 뉴욕은 숲이 되어가고, 거리를 가득 채웠던 문명의 흔적은 녹슨 잔해로 남아 있다.
흥미로운 점은 리들리 스콧이 이 풍경을 단순한 재난의 결과로 묘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고편 속 폐허는 공포스럽기보다는 오히려 아름답고 쓸쓸해 보인다. 인간이 떠난 자리를 자연이 채우는 장면들은 묵시록적 공포보다 깊은 상실감을 자극한다.
생존자들이 모여 있는 공간 역시 일반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와 결이 다르다. 황폐해진 덴버 공항 활주로, 녹슨 격납고, 묘지가 늘어선 언덕은 인류 문명의 마지막 거점처럼 보인다. 그곳에서 힉은 오직 반려견 재스퍼와 함께 살아간다.
예고편 중반부에서 등장하는 뱅글리(조슈 브롤린)는 영화의 또 다른 축이다. 그는 철저하게 현실적인 남자다. 세상은 끝났고, 타인을 믿어서는 안 되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의심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시선은 냉혹하지만 지금까지 수많은 재난 영화들이 증명해 온 생존의 논리와도 맞닿아 있다. 문명이 사라진 세계에서 인간은 가장 위험한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반면 힉은 잃어버린 과거를 기억하고, 언젠가 더 나은 무언가가 존재할 것이라 믿는다. 예고편 곳곳에 등장하는 아내의 사진과 추억의 흔적들은 그가 아직 인간성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결국 '도그 스타'의 핵심은 세상이 무너진 뒤에도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보인다.
영화는 제목처럼 반려견 재스퍼를 단순한 동물이 아닌 정서적 구심점으로 활용하는 듯하다. 모든 관계가 무너진 세계에서 재스퍼는 힉이 인간으로 남아 있게 만드는 마지막 연결고리다. 인간 문명이 사라진 이후에 대한 답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후반부는 낡은 경비행기가 활주로를 박차고 이륙하는 순간부터 본격적인 모험의 서막을 알린다. 광활한 평원 위를 질주하는 들소 떼, 하늘을 가르는 비행기, 화염에 휩싸인 격납고, 말을 타고 돌격하는 약탈자 집단까지 거대한 스펙터클이 이어진다. 경비행기 날개 위에서 벌어지는 육탄전은 예고편의 하이라이트다.
힉은 사랑했던 사람의 기억, 반려견과의 교감, 어딘가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희망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고편만 놓고 보면 종말에 관한 이야기라기 보다 끝내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작품에 가깝다. 그 질문은 리들리 스콧이 수십 년 동안 반복해 온 주제와도 맞닿아 있다. 폐허 속에서도 인간은 무엇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도그 스타'는 그 오래된 질문을 가장 외롭고도 아름다운 방식으로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