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탈 컴뱃' 시리즈를 오래 지켜본 팬들에게 쟈니 케이지는 좀 특이한 인물이다. 서브제로나 스콜피온처럼 격투 액션에 최적화된 캐릭터도 아니고, 레이든이나 샤오처럼 신적 존재처럼 보이지도 않는데도 오래 살아남았다. 시리즈가 확장될수록 오히려 프랜차이즈의 핵심 인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쟈니 케이지는 1992년 첫 번째 '모탈컴뱃' 게임에 등장한 초기 캐릭터 중 한 명으로, 기본 설정은 할리우드 액션 스타다. 30주년 공식 소개에서는 'B급 유명인'이라고 하지만 신녹과 같은 파괴신과 맞붙어도 꿀리지 않는 전투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 게임 시리즈에서는 소냐 블레이드와의 결혼과 이혼, 딸 캐시까지 등장하면서 서사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쟈니 케이지가 핵심 인물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그의 이미지가 허세로 포장된 진짜 영웅이라는 점에 있다. 다소 어두운 이미지의 모탈 컴뱃 캐릭터들 중, 유일한 분위기 메이커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선글라스와 자기 과시가 가득한 우스꽝스러운 퍼포먼스는 모탈 컴뱃의 팬이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웃음을 주는 보편적 장치로 기능한다.
과장된 자기 PR과 장 끌로드 반담과 같은 90년대 B급 액션배우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으니 주인공의 자격은 충분하다. 게다가 할리우드 산업을 풍자하고 패러디하는 장치로도 활용되고 있어서 프랜차이즈의 톤을 결정하는 캐릭터로도 적절하다.
지난 1995년 공개된 폴 W.S. 앤더슨의 영화는 쟈니 케이지(린든 애쉬비)의 대중적 이미지를 비교적 선명하게 묘사했다. 게임 캐릭터의 성격을 충실하게 가져오면서도 대중 친화적인 스타 전사에 더 집중했다. 세계관의 장대한 설정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관객이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캐릭터로 기능하였고, 류 캉의 비장함과 소냐의 신념 사이에서 가볍고 유쾌한 리듬을 형성한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반면 지난 2021년 리부트한 영화는 쟈니 케이지를 본편에서 제외한 채 다르게 접근했다. 콜 영, 소냐 블레이드, 류 캉 등이 아웃월드의 위협에 맞서는 구조로 짜였고, 실제 주요 출연진 명단에도 쟈니 케이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사이먼 맥쿼이드 감독의 설명대로 리부트 영화의 이야기 균형상 개성이 강한 쟈니 케이지는 제외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먼저 세계관의 뼈대를 세운 뒤 후속편에서 스타성을 폭발시키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쟈니 케이지 하면 허세 가득한 스타 이미지가 강하지만, 바로 그러한 점 덕분에 팬들 사이에서 여전히 대중적인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게임 시리즈가 풍자의 미학과 가족 서사를 통해 장수 캐릭터로 진화시키는 와중에 등장한 칼 어번의 쟈니 케이지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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