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6년 358만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던 영화 '귀향'이 10년 만에 확장판 '귀향: 언니야 이제 집에가자'로 다시 극장을 찾는다. 개봉을 사흘 앞둔 이 영화는 텀블벅 펀딩에 약 3천 명의 후원자가 참여해 1억 원이 넘는 후원금이 모였다.
조정래 감독은 실제 영화의 모티브가 된 고(故) 강일출 할머니가 올해 세상을 떠난 뒤 이용수 할머니로부터 "이제 네가 책임지고 해결해!"라는 말을 들은 것을 계기로 다시 '귀향'을 극장에 올리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가 다시 관객을 만나는 시점에 주목되는 것은 텀블벅을 통한 관객들의 자발적인 후원이다. 약 3천 명이 참여해 1억 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으며, 후원자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한 후원자는 "영화 상영이 할머니들에게 힘을 드리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원동력을 주었으면 좋겠다"라며 배우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또 다른 후원자는 10년 전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을 떠올리며 "작은 후원이지만 영화가 그 안에 담긴 소녀들이 내딛고자 하는 발걸음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공개된 예고편 역시 이번 확장판이 지닌 메시지를 강하게 드러낸다. 영상은 푸른 산과 들판, 아버지와 함께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따뜻한 유년의 풍경 위로 이용수 할머니와 고(故) 강일출 할머니의 실제 인터뷰가 흑백 화면으로 교차하며 실제 피해 생존자들의 기억과 맞닿아 있음을 강조한다.
특히 '75,270명 대한민국 국민이 만든 영화', '20만 명의 소녀가 끌려갔고 238명만이 돌아왔다'는 문구는 작품의 역사적 배경을 알려준다. 잔잔한 국악풍 선율과 함께 흘러나오는 생존자의 증언은 어린 시절 고향을 기억하며 거대한 역사적 비극을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로 끌어온다.
평화로운 유년의 풍경은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가는 순간 비극으로 바뀐다. 부모와 떨어져 울부짖는 소녀들, 열차에 갇혀 어디론가 끌려가는 모습, 좁고 어두운 위안소에서 공포에 떠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군화 소리와 고함, 비명과 울음이 겹쳐진다. 이 과정에서 소녀들 사이의 연대와 생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에 초점을 맞춘다. "우린 벌써 다 죽은 게야. 여기가 지옥이다, 야"라는 대사는 당시 소녀들이 처했던 절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후반부에는 시간이 흘러 노년이 된 생존자가 등장한다. 고향 바닷가에서 넋풀이굿을 바라보며 오열하는 현재의 모습과 과거 소녀들의 모습이 교차하고, 비극 속에서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던 소녀들의 모습 위로 나비가 날아오른다.
'억수로 미안하다, 내 혼자만 돌아왔다'는 탄식과 '언니야, 이제 고마 우리 집에 가자'라는 목소리는 예고편이 끝난 이후에도 귓가에 맴돈다.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넋을 고향으로 데려오고, 그들의 기억을 잊지 않겠다는 위령과 기억의 메시지다.
조정래 감독은 개봉 이후인 오는 30일부터 텀블벅 후원자들을 위한 특별 상영회를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진행한다. 영화는 오는 26일 '문화가 있는 날'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