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나의 사적인 예술가(Late Fame)'가 국내 관객과 만나다.
'나의 사적인 예술가'는 과거에 시를 썼던 뉴욕의 우체국 직원 에드 색스버거(윌렘 더포)가 젊은 예술가들에게 '재발견된 천재'로 추앙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때 시인이었지만, 지금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색스버거 앞에 자신의 젊은 시절 작품을 높이 평가하는 이들이 나타나면서 잊고 있던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얼핏 보면 뒤늦게 재능을 인정받은 노년의 예술가라는 설정 같지만 속 사정은 조금 다르다. 색스버거를 둘러싼 젊은 예술가 집단의 열정과 동경을 바라보면서 예술계의 허영과 인정 욕구를 냉소적으로 들여다본다.
특히 이 작품이 흥미로운 지점은 색스버거가 과거의 감수성을 되찾아 다시 시를 쓰는 것으로 단순하게 결론짓지 않는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 시를 썼던 것은 그저 좋아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분출했던 결과일 수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감수성이 사라졌다면, 현재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역시 하나의 삶의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켄트 존스 감독은 19세기 오스트리아 작가 아르투르 슈니츨러의 동명 소설을 현대 뉴욕으로 옮겨왔다. 영화는 과거 예술가들의 낭만과 현재 젊은 창작자들의 아방가르드한 이미지를 무조건적으로 찬양하지 않는다. 대신 예술가라는 이름 뒤에 숨은 허영과 욕망,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한 인간의 모습을 차분하게 바라본다.
윌렘 더포는 예상치 못한 찬사를 받으며 설렘과 당혹감, 자부심과 불안을 동시에 느끼는 색스버거의 복잡한 심리를 절제된 연기로 표현한다. '패스트 라이브즈'에 출연했던 그레타 리는 젊은 예술가 집단의 뮤즈 글로리아 역을 맡아 색스버거를 새로운 세계로 끌어들이는 인물을 연기한다.
해외 평단에서는 윌렘 더포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더 가디언'은 윌렘 더포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따뜻하고 섬세한 분위기를 살린 작품이라고 평가했으며, '스크린 데일리'는 창작에 대한 열망과 허세 사이의 경계를 날카롭게 들여다보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메이 디셈버'의 새미 버치가 각본을 맡았으며, '캐롤', '패스트 라이브즈', '머티리얼리스트' 등을 제작한 킬러 필름스가 참여했다. 마틴 스콜세지가 총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으며, 켄트 존스 감독의 두 번째 극영화다.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과 제63회 뉴욕영화제에 초청된 데 이어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국내 관객에게 먼저 소개된 '나의 사적인 예술가'는 오는 9월 23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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