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진 프리뷰] 21년 만에 돌아온 조선남녀상열지사…넷플릭스 '스캔들' 몇부작?

프랑스 고전 소설부터 2003년 영화까지…감정의 파국 예고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프랑스 고전소설에서 시작해 2003년 한국영화로 한차례 재탄생했던 '스캔들'이 이번에는 넷플릭스 시리즈로 돌아온다. 손예진, 지창욱, 나나가 조선시대 금기와 욕망을 둘러싼 위험한 사랑 내기에 뛰어든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조씨부인(손예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이 벌이는 발칙하고 위험한 사랑 내기와, 그 내기에 얽힌 여인 희연(나나)의 이야기를 그린다.

정지우 감독은 이날 9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LL층 그랜드 볼룸에서 있었던 제작발표회에서 "스캔들은 18세기에 쓰인 프랑스 원작 소설을 조선을 배경으로 바꾼 이야기"라며 "어린 시절부터 깊은 유대감이 있었던 남녀가 마음의 미련이 남아서 게임을 시작하게 되고, 그 게임에 말려든 새로운 얼굴이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 세 사람의 사이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드러나게 되는데, 예측할 수 없는 속마음이 보이고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교하고 세련된 조선 후기를 멋지게 그려보고자 했다"라며 손예진이 연기하는 조씨부인과 나나가 맡은 희연의 관계를 생생하게 만들어내는 데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24년 만에 사극에 복귀하는 손예진은 조씨부인을 두고 "표정과 대사, 속마음이 다 달랐다"라며 "한 땀 한 땀 장인 정신으로 미묘하고 섬세하게 디자인해서 완성해야만 하는 캐릭터였다"라고 말했다.

지창욱은 조원을 연기하며 상대 배우들과의 호흡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조원은 관직이나 입신출세보다 쾌락과 재미를 추구하는 조선 최고의 연애꾼으로, 조씨부인의 마음을 얻기 위한 내기에 뛰어든다.

나나는 남편을 잃고 정절을 지키며 살아가던 희연을 연기한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려 하지만 조원을 향한 알 수 없는 감정으로 흔들리는 인물이다. 나나에게는 첫 사극 도전이기도 하다.

'스캔들'은 시각적인 완성도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정지우 감독은 다양한 한복을 작품의 중요한 볼거리로 꼽으며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한복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손예진 역시 의상과 헤어를 갖추고 나면 실제로 조씨부인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작품 속 한복의 절제된 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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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출발점은 프랑스 작가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서간체 소설 '위험한 관계'다. 이 소설은 1782년 출간됐으며, 편지를 주고받는 형식을 통해 귀족사회 인물들의 욕망과 유혹, 음모를 그린 작품이다. 서로 경쟁하는 마르테유 후작부인과 발몽 자작을 중심으로 타인을 유혹하고 파멸시키는 게임이 결국 자신들에게도 비극적인 결과로 돌아오는 구조를 갖는다.

공개된 예고편은 한옥에서 붓을 들어 서찰을 쓰는 조씨부인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어느덧 북촌은 봄기운이 일렁이고 있으니 제 마음도 그리한 것 같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고즈넉한 한옥과 북촌의 풍경이 펼쳐진다.

이 고요한 분위기는 곧 위험한 거래로 이어진다. 조씨부인은 조원에게 집안의 소실로 들어올 여인의 순결을 빼앗아 달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한다. 조원은 그 제안에 묘한 미소를 보인다. '탐하라, 가질 수 없는 것을', '순결을 건 내기', '목숨을 건 연모'라는 문구가 차례로 나오면서 목숨까지 위협하는 비극으로 이어질 것임을 암시한다.

예고편 후반부에서는 말을 타고 달리는 조원과 눈물을 흘리며 "살고 싶습니다"라고 호소하는 희연, "원아, 이제 멈춰야 돼"라고 말하는 조씨부인의 모습이 교차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처음에는 하나의 놀이로 시작된 내기가 세 사람의 삶을 뒤흔드는 감정의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다.

이번 넷플릭스 시리즈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이재용 감독의 2003년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다. 배용준이 조원, 이미숙이 조씨부인, 전도연이 숙부인 역을 맡았다. 조씨부인과 조원이 정절을 지키는 숙부인을 두고 벌이는 사랑 게임이 벌어졌다. 당시에도 프랑스 소설을 조선시대로 옮긴 파격적인 사극으로 주목받았으며, 개봉 당시 전국적으로 큰 흥행을 기록했다. 영화보다 긴 호흡의 시리즈가 세 인물의 관계를 어떻게 확장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고전소설의 서간체 구조, 조선시대의 억압적인 사회 질서, 현대적인 영상미가 결합한 '스캔들'. 유혹의 게임으로 시작된 세 사람의 관계가 어디까지 치닫게 될지, 2003년 영화와는 또 다른 명작이 탄생할지 관심이 모인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은 오는 18일 공개되며 총 8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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