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看)보기]는 작품을 관찰한다(看)는 의미와, 본격적인 평가에 앞서 맛을 본다는 '간보기'의 의미를 함께 담은 씨네진의 초반 관전평 코너입니다.
tvN 주말드라마 '오싹한 연애'는 지난 2011년 공개된 원작 영화를 길게 늘리면서 익숙한 일일드라마 장치를 덧씌운 느낌이 강하다. 원작 영화도 사실 크게 혁신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귀신을 보는 외톨이 여주인공 곁을 끝까지 지키려는 남자 주인공의 순애보에 집중하면서 크게 흥행했다.
114분 러닝타임의 영화는 여주인공의 고독이 반복되기 전에 감정의 핵심으로 곧장 들어갈 수 있었다. 드라마는 재벌 후계 경쟁, 친족 간 배신, 납치와 살인, 정략결혼 등으로 이야기를 확장했지만, 이것이 곧 밀도가 올라갔다고 볼 수는 없다. 귀신을 보는 여주인공과 얼떨결에 그녀의 세계로 들어온 남자 주인공이 너무 익숙한 사건들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의 손을 건드린 사람도 귀신을 본다는 설정은 그리 나쁘지 않다. 여주인공을 고립시킨 그 공포와 저주가 타인에게도 전염되는 현상이니 말이다. 물론 드라마는 여주인공이 그런 고독한 생활을 10년이나 버텼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남자 주인공이 비교적 빨리 여주인공의 세계를 받아들이고, 사건 해결까지 이어지는 장면은 너무 식상하다. 이 괜찮은 설정으로 서로를 더 위험하게 몰아붙이는 긴장감이 더 필요했던 것 같다.
남자 주인공이 검사로 직업이 바뀐 점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위기 때마다 정의로운 공무원이 되어 나타나 버리니, 여주인공이 죽으면 안 되는 상속녀 정도로 보여 덩달아 매력이 떨어진다. 귀신을 보는 여주인공은 늘 사건의 내막을 더 빨리 알고 있기 때문에 남자 주인공과의 관계도 동등해 보이지 않는다. 물론 5회부터 두 사람의 공조가 시작됐으니, 이후부터는 두 주인공의 역할이 달라질 수도 있다.
여주인공이 후계 구도에 오른 상속녀라고 해서 막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문제는 납치와 살인을 서슴지 않는 재벌 암투가 들어오면서 일일드라마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강민환(옹성우)이 메인 빌런으로 보이는데, 꽤 강한 비밀을 쥐고 있어야 진정한 흑막으로 보일 것이다. 지금처럼 흔한 재벌 멜로 정도로 비치면 일일드라마의 흔한 빌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드라마가 로코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식상한 건 어쩔 수가 없다. 남자 주인공이 귀신을 보는 일상을 쉽게 받아들이면 여주인공의 지난 10년이 가벼워 보일 수밖에 없다. 사람과의 관계마저 포기하면서 고립된 삶을 살았다고는 하지만, 콧대 높은 상속녀로 바뀌면서 쉽게 공감하기도 힘들어졌다.
익숙한 소재도 캐릭터의 선택이 낯설고 감정이 정확하면 충분히 통한다. 지금까지 전개를 보면 소재를 비틀기보다 낡은 장르의 가장 익숙한 장치들을 차례대로 호출하는 쪽에 가깝다. 드라마의 후킹이 약할수록 배우 박은빈의 존재감이 커지는 면은 있지만, 배우의 호감도와 이미지만으로 덮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제 중반이 시작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나온 사건들을 필연적인 관계로 묶는다면 평가는 달라질 여지는 있다. 여주인공이 더는 단서 제공자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걸린 저주와 규칙을 통제하며 극의 전환을 과감하게 바꿔야 할 것이다.
한편 tvN 토일드라마 '오싹한 연애'는 총 12부작으로 OTT 다시 보기는 티빙과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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