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IGN: 엘리트 포스'는 장르적으로 약속된 것을 계속 어기면서 시종일관 지루한 전개를 보인다. 제목이나 홍보 사진에서 풍겨오는 밀리터리 분위기를 거의 살리지 못했고,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보이는 다비드의 감정선도 좀처럼 설득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제목과 소재가 주는 기대를 배신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대테러 특수부대라고 한다면 당연히 위험한 작전과 팀 전술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드라마는 분명히 GIGN 부대의 분위기를 제법 잘 연출했다. 그런데도 드라마는 다비드의 오랜 죄책감과 책임감을 전면에 내세워서 시간을 끌고 있다. 결말에서는 특수부대 드라마의 외피만 쓴 막장 멜로였다는 점에서 더 실망이 크다.
죽은 친구의 아들 막스는 나쁜 설정은 아니다. 다비드가 죽은 친구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막스를 과보호하겠다는데 누가 나쁘다고 할까. 문제는 이런 비극적인 갈등과 감정을 너무 오랫동안 붙들고 있다는 것이다. 죄책감, 분노, 회피, 후회가 계속 반복되고 있으니, "내가 지금 밀리터리 액션 드라마 보는 게 아니었나?"하는 실망감이 밀려오는 것이다. 다비드가 징징대는 사람으로 보이게 되면, 드라마의 감정은 사실상 끝난 셈이다.
게다가 다비드는 리더십이 좋은 장교도 아니다. 특수부대의 지휘관이라는 사람이 개인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자꾸 흔들리는 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물론 그 약점이 작전을 망치면서 대가를 치른다는 설정은 냉혹하게 묘사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아내를 포함해서 주변에게 분풀이를 하고, 명령도 우왕좌왕하면 그저 감정 조절 못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마지막 반전에서도 공감이 가지 않고 '저러니 다 망쳤지'하며 냉소를 보내게 된다.
그런 면에서 다비드는 비장한 인물이 될 수 없다. 부하와 동료들이 만류하는 모습에서 긴장감이 생기지 않고 웃음이 나와 버리니 말이다. 주인공이어야 할 사람이 오히려 팀원들에게 현실을 직시하라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그렇게 다비드가 신뢰를 잃은 상태가 되면, 드라마가 더는 그의 입장을 대변해 주지도 못한다. 부하의 대사인 "이제 좀 정신 차려라"라고 말해주고 싶을 뿐이다.
테러범의 복수 동기도 다소 어색해 보인다. 상실에서 이어지는 복수는 익숙하면서도 강한 동기가 되지만, 진짜 누구의 책임인지, 테러범을 분노케 한 작전의 실패는 왜 있었던 것인지, 누가 희생을 강요했는지 충분히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맥락 없이 복수하겠다고 하면 테러범은 비극적 인물이 아니라 인위적인 장치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 드라마는 화법조차 어색하다. 일부 대사에서는 낯 뜨거울 정도로 뻔뻔하다. 특히 막스 엄마의 항변은 현실적인 방어 기제도 아니고, 캐릭터의 구체적인 성격에서 나온 것도 아니다. 상당히 무거운 사건을 다루면서도 아주 오래된 멜로드라마의 문법만 빌려온 느낌이다.
대테러 특수부대를 다룰 것이라면 이들의 조직성과 작전을 중심에 놓고, 다비드의 가족사는 보조 역할을 했어야 했다. 다비드가 그렇게 불쌍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했다면, 특수부대라는 직업이 어떻게 가족을 망가뜨리는지 훨씬 더 섬세하게 다뤘어야 했다. 드라마가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려다 보니, 작전은 서툴러서 이제 고전이 된 미드 '24시'보다도 못해 보이고, 인물들은 감정적으로만 소모되고 있다.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다비드의 감정선에 장르물의 쾌감도 가져오지 못했다. 밀리터리 액션을 기대한 시청자들에게 멜로드라마 문법을 가져온 것부터 패착으로 보인다. 특히 프랑스 헌병대 소속 GIGN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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