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거장 故 류이치 사카모토가 세상을 떠나기 전 3년 6개월의 시간을 기록한 시네마 에세이 '류이치 사카모토: 다이어리'가 다가오는 4월 1일 국내 개봉한다. 이 작품은 고인이 지난 2020년 12월부터 자신의 남은 시간이 길지 않음을 직감하고 써 내려간 실제 일기와 미공개 음악 등을 96분의 러닝타임 안에 촘촘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이번 영화에는 대중에게 친숙한 'Merry Christmas Mr. Lawrence'와 'Aqua'를 비롯하여, 자연의 소리를 갈망했던 고인의 미완성 음악 작업기까지 폭넓게 수록되었다. 특히 타계 3주기인 3월 28일에 맞추어 공개된 스페셜 포스터와 예고편은 삶의 끝자락을 마주한 예술가의 깊은 내면을 조명하고 있다.
작품 공개 전후로 해외 주요 매체들은 영화가 지닌 철학적 깊이와 사유의 방식에 대해 연이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도쿄 위켄더'는 인생의 마지막에 무엇을 남길지에 관한 거장의 품위 있는 사유라고 호평했으며, 'AV 워치'와 '에이가' 등도 인간의 감정을 뒤흔드는 선율과 시선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
전 세계를 대표하는 유명 예술가들 역시 류이치 사카모토가 남긴 전방위적 발자취를 회고하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영화감독 루카 구아다니노는 그를 한 인간이 어떻게 완전한 형태의 예술적 존재가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라 칭송했고, 마돈나와 BTS 슈가 등도 그가 남긴 깊은 영감에 찬사를 보낸 바 있다.
국내 대중음악계의 반응 또한 궤를 같이하며 음악적 경계를 허물었던 그의 철학적 태도를 다시금 조명하는 분위기이다. 정재일 음악감독과 윤상은 클래식과 일렉트로닉을 넘나들며 최전선에서 활약했던 마에스트로의 마지막 기록이 지니는 문화적 무게감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한 이 작품의 서사 구조는 극적인 갈등이나 인위적인 연출을 배제한 채, 철저하게 일기장이라는 사적인 매개체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관조한다. "과거를 후회해 봤자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라는 말은 흔들림 속에서도 생사의 경계를 담담하게 수용해 나가는 한 인간의 입체적 캐릭터를 고스란히 노출시킨다.
공간적 배경 역시 화려한 공연장이 아닌 개인적인 작업실과 소박한 자연환경으로 좁혀져 있어, 예술가의 내밀한 창작 과정을 관객이 함께 호흡하도록 유도한다. 빗소리와 숲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위안을 얻었다는 고백은 자연과 음악을 동일시했던 그의 생태주의적 세계관이 말년에 이르러 어떻게 완성되었는지를 시청각적으로 증명한다.
투병의 고통 속에서도 "음악을 할 때는 마음이 자유로워져"라고 말하며 끝까지 펜을 놓지 않았던 모습은 유작 앨범인 '12'의 탄생 비하인드와 결합하여 서사의 절정을 이룬다. 이러한 장르적 문법은 죽음을 단순한 소멸이 아닌 창작의 새로운 동력으로 승화시키는 거장의 마지막 투쟁기로 탈바꿈시킨다.
예술과 삶,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한 예술가의 담담한 일기장으로 풀어낸 이번 시도는 향후 음악 다큐멘터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지도 모른다. 남겨진 이들에게 "과거를 후회해 봤자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라는 그의 마지막 메시지가 스크린을 통해 어떻게 살아 숨 쉴지 벌써부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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