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벨 위페르, 엑스트라가 되다…영화 ‘내일은 이름이 있다’ 부산에서 먼저 만난다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마르크 피투시 감독 신작,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

사진=티캐스트 제공
사진=티캐스트 제공

이자벨 위페르 주연의 영화 '내일은 이름이 있다(All About Corinne)'가 해외 영화제에서 공개된 이후 호평을 얻고 있다. 영화계의 화려한 이면과 명성을 얻고 싶은 무명 배우의 욕망을 유쾌하면서도 날카롭게 그려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자벨 위페르와 상드린 키베를랭의 색다른 앙상블 역시 주목받고 있다.

'내일은 이름이 있다'의 프랑스어 원제는 'Ni vue, ni connue'로, '보이지도, 알려지지도 않은'이라는 의미다. 영문 제목인 'All About Corinne'은 조셉 L. 맹키위츠 감독의 고전 '이브의 모든 것(All About Eve)'을 연상시키는 제목이기도 하다. 영화는 수많은 촬영 현장에서 단역과 엑스트라로 활동해온 코린느 마클루가 언젠가는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명 배우 상드린 키베를랭과 가까워진 계기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는 제79회 로카르노영화제 폐막작으로 공개됐다. 이후 제19회 앙굴렘 프랑코폰 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됐으며, 오는 10일 열리는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으로 북미 관객과 만난다.

로카르노 공개 직후 나온 반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영화계의 위계와 유명세의 의미를 되돌아본다는 평가다. 유럽 영화 전문 매체 시네우로파(Cineuropa)는 영화계의 뒷모습을 조롱하면서도 애정 어린 유머로 바라보는 작품으로 평가했다. 특히 이자벨 위페르가 스포트라이트 밖에 놓인 무명의 엑스트라를 연기한다는 점을 영화의 핵심적인 아이러니로 꼽았다. 영화 속 코린느는 유명 배우가 되기를 꿈꾸며 끊임없이 기회를 좇는 인물이다.

스위스 매체 아웃나우(OutNow)는 영화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평가를 내놨다. 쇼 비즈니스 세계를 풍자하는 훌륭한 소동극​으로 소개하면서, 상드린 키베를랭과 다이앤 크루거 등 실제 스타들이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 스스로를 희화화하는 설정을 주요 재미로 꼽았다. 특히 위페르가 오랫동안 단역에 머문 배우를 연기했다는 점이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영화 평론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졌다. 마르크 피투시 감독이 더 높은 수준의 각본과 대담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있다. 성공한 배우와 무명 배우 사이의 장벽을 보여주면서도 한쪽을 일방적으로 악인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언급됐다. 또한 영화계의 허영과 위계질서, 유명 배우들의 오만과 위선, 계속해서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무명 배우들의 현실을 유머와 감성 사이에서 다룬다고 평가했다.

해외 반응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배우는 단연 이자벨 위페르다. 위페르는 '피아니스트', '엘르', '레이스 뜨는 여자', '여자 이야기', '세리모니' 등으로 세계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한 프랑스 배우다. '비올레트 노지에르'와 '피아니스트'를 통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두 차례 수상했으며, '엘르'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는 동시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베를린영화제에서는 2022년 명예 황금곰상을 받았다. 토론토영화제 역시 이러한 위페르의 존재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위페르는 올해 토론토영화제에서 TIFF 트리뷰트 퍼포머 어워드를 받는 수상자로 선정됐다.

상드린 키베를랭의 역할도 눈길을 끈다. 다이앤 크루거, 에마뉘엘 베르코, 아나 지라르도 등도 자신의 이름과 스타 이미지를 활용해 등장한다. 이 때문에 영화는 허구의 이야기이면서도, 프랑스 영화계 자체를 들여다보는 뜻깊은 작품이 될 것이다.

키베를랭은 '패트리어츠'를 통해 이름을 알린 뒤 '마드모아젤 샹봉', '9개월'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동해온 배우다. 특히 '9개월'로 지난 2014년 세자르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드라마와 코미디를 오가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왔다. 다이앤 크루거 역시 국제적인 인지도를 갖춘 배우다. '트로이', '내셔널 트레져',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등을 통해 할리우드와 유럽 영화계를 오갔으며, 파티 아킨 감독의 '인 더 페이드'로 지난 2017년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연출을 맡은 마르크 피투시는 프랑스 영화계에서 배우와 영화 산업의 이면을 꾸준히 들여다본 감독이다. '코파카바나', '파리 폴리', '어피어런시즈', '아티스트의 삶' 등의 작품을 연출했으며, 드라마 국내에서도 리메이크했던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에도 참여했다.

'내일은 이름이 있다'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돼 국내에서 최초 공개되며, 이자벨 위페르와 마르크 피투시가 내한한다. 그동안 '퍼펙트 데이즈', '어느 가족', '아무르',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 작품성과 화제성을 두루 갖춘 예술 영화를 국내에 소개해 온 수입 배급사 '티캐스트(대표 이정화)'를 통해 내년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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