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캐나다 작가 버나데트 맥도날드 특별 프로그램 공개

올해 울산울주세계산악문화상(UMCA) 수상자 버나데트 맥도날드, 그녀는 누구?

사진=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사진=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제11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올해 울산울주세계산악문화상(UMCA) 수상자로 선정한 캐나다 작가 버나데트 맥도날드의 삶과 작업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맥도날드는 지난 수십 년간 산악영화와 산악문학이 하나의 문화 영역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그녀는 직접 고봉을 오르는 '스타 산악인'일 뿐만 아니라, 산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것을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로 확장해 왔다.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그녀에게 UMCA를 수여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영화제 측은 맥도날드를 자연·환경·등반·영화·문학을 아우르는 세계 산악문화 발전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1951년 캐나다 서스캐처원주 빅거에서 태어난 맥도날드는 산악지대가 아닌 평원에서 성장했다. 대학에서는 영문학과 음악을 공부했고 이후 캐나다 로키산맥 지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산악문화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캐나다의 대표적인 문화기관인 밴프센터에서 활동하며 산악문화 프로그램의 기반을 닦았다.

그녀가 밴프에서 쌓은 이력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맥도날드는 약 20년 동안 밴프 마운틴 페스티벌을 이끌었으며, 밴프 마운틴 필름 페스티벌의 디렉터와 밴프 마운틴 북 페스티벌의 창립 디렉터를 맡았다. 밴프 센터의 산악문화 부문을 설립하고 초대 부사장을 지낸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그녀가 이끌었던 프로그램에는 에드먼드 힐러리, 라인홀트 메스너, 존 크라카우어 등 세계 산악계와 모험 문화의 주요 인물들이 참여했다.

맥도날드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녀가 만든 산악문화 프로그램은 이후 산악영화뿐 아니라 산악문학, 사진, 강연 등으로 영역을 넓혔고, 오늘날 밴프 센터 마운틴 필름 앤드 북 페스티벌이 영화와 문학을 함께 아우르는 국제적인 산악문화 행사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됐다. 캐나다 앨버타주 역시 맥도날드가 개발한 프로그램들을 산악문화 축제와 프로그램의 모범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녀가 영화제 현장을 떠난 뒤 선택한 길은 '기록'이었다. 지난 2006년 밴프 센터에서의 직책을 내려놓고 전업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맥도날드는 산악인들의 삶과 등반사를 파고들었다. 그녀의 책은 단순히 유명 산악인의 등반 성공담을 나열하는 방식과 거리가 있다. 방대한 자료 조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등반가 개인의 삶은 물론, 그들이 살아온 정치적·사회적 배경과 당시의 산악문화를 함께 복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1년 출간한 'Freedom Climbers'다. 이 책은 냉전 시기 폴란드 산악인들이 정치적 억압과 열악한 환경을 뚫고 세계 최고봉 등반의 중심으로 성장한 과정을 다뤘다. 책은 2011년 밴프 마운틴 북 페스티벌 그랑프리와 영국 보드먼 태스커 산악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했고, 이듬해 미국 알파인클럽의 H. 애덤스 카터 문학상까지 받았다. 미국 알파인클럽에 따르면 이 상은 북미 작가의 알파인 문학에서 뛰어난 성취를 인정하는 상이다.

이 책은 올해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영화제는 올해 슬로베니아의 율리안 알프스를 게스트 국가로 선정했으며, 스티페 보지치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Alpine Warriors'를 상영한다. 영화는 맥도날드의 책을 바탕으로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산악인들의 히말라야 등반사를 다룬 작품으로, 보지치가 약 50년에 걸쳐 촬영한 실제 등반 기록과 생존 산악인들의 증언을 결합했다.

가장 먼저 관객을 만나는 자리는 9월 19일 오전 10시 알프스 시네마 2관에서 열리는 '첫 문장의 용기: 산악전기작가가 말하는 AI시대 글쓰기의 시작과 완성'이다. 생성형 AI가 순식간에 문장을 만들어내는 시대에 수년간 자료를 조사하고 사람을 만나며 한 권의 책을 완성해 온 맥도날드의 글쓰기 철학을 들을 수 있다. 산악문학에 관심이 있는 관객뿐 아니라 여행과 모험을 기록하고 싶은 일반 관객에게도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산악문학 포럼: 경험과 글쓰기'가 이어진다. 맥도날드를 비롯해 박명환 경남산악연맹 부회장, 서현우 월간산 기자, 손재식 한국알펜북클럽 명예회장, 오영훈 고산등반사학자 등이 참여해 산악 경험이 어떻게 글과 기록으로 전환되는지 이야기한다.

9월 20일 오전 10시에는 세계적인 알피니스트 실보 카로와 함께 '슬로베니아 산악의 역사: 산의 전사들'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맥도날드의 'Alpine Warriors'를 원작으로 한 다큐멘터리가 함께 소개되는 만큼, 책이 기록한 슬로베니아 산악사가 실제 영상과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어떻게 확장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어 오후 2시에는 최근작 '떠오르는 히말라야의 영웅들' 북토크가 열린다. 한국어판을 번역한 김동수 하루재클럽 편집장이 함께해 책의 배경과 번역 과정, 현지 산악인들의 이야기를 보다 구체적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9월 1일부터 22일까지 코아갤러리에서는 맥도날드의 삶과 저작을 소개하는 UMCA 전시도 열린다. 영화제 공식 프로그램에 따르면 전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제11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울산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맥도날드의 UMCA 프로그램과 함께 슬로베니아 율리안 알프스를 조명하는 게스트 국가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산악영화와 문화 프로그램이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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