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채널 예능 '용감한 형사들5'에서 지난 2008년에 벌어졌던 '파주 여성 암매장 사건'을 다뤘다.
지난 29일 방송된 10회에서는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도 투입됐던 40대 여성 실종 사건을 전했다. 이 사건은 범인이 자기 암시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았던 케이스로, 권일용마저 범행 입증이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사건은 지난 2008년 의정부경찰서를 찾아온 중년 부부의 호소에서 시작됐다. 아내는 "여동생을 죽인 범인을 잡아달라"라며 2년 전 실종된 동생의 사건을 재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2006년 6월, 피해 여성의 가출 신고가 접수됐다. 석 달 뒤에 파주의 한 야산에서 백골 상태의 시신이 발견됐지만 당시에는 신원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시신은 미군 훈련장 인근 참호 아래에 묻혀 있었으며 부패가 심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유류품도 발견되지 않아 수사가 장기간 답보 상태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재수사에 나선 형사들은 경기도 일대 실종 여성들의 가족 DNA를 확보해 신원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피해자의 마지막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두 명의 남성을 주목하게 됐다. 한 명은 결혼을 약속한 미혼 남성이었고, 다른 한 명은 연상의 유부남이었다.
실종 전날 밤 두 남성은 피해자의 집 앞에서 처음 마주친 것으로 드러났다. 서로가 피해자와 교제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두 사람은 식당에서 대화를 나눴고, 유부남이 관계를 정리하는 것으로 하고 각자 자리를 떠났다고 진술했다. 다음 날 화가 난 유부남이 피해자의 집 침대 시트에 붉은 래커로 '배신자'라는 글씨를 적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집에는 이미 피해자가 없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혼 남성에게 의심이 집중됐다. 유부남이 수사팀에게 연락하여 피해자의 안전을 확인하려고 한 반면, 미혼 남성은 피해자가 사라진 이후 적극적으로 찾으려 하지 않고 며칠을 술만 마셨다고 진술했다. 여기에 과거 전 여자친구를 상대로 한 살인미수 전과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도 살인했냐는 질문에 거짓 반응이 나타나 수사팀의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결정적 단서는 놀랍게도 현장에서 나왔다. 형사들은 야산 진입로가 일반 차량이 드나들기 어려울 정도로 험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야산이 워낙 험하여 타이어가 손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이 나왔고, 수사팀은 실종 직후에 차량 정비 기록을 전수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실종 직후 심각하게 파손된 타이어를 교체한 차량이 확인됐다. 차량 소유주는 바로 미혼 남성이었다. 수사팀은 이를 토대로 압박 수사를 이어갔고, 결국 그는 시신을 야산에 묻은 사실을 인정했다.
예상대로 약혼남이기도 했던 미혼 남성은 살인죄를 부인했다. 피해자가 정신이 맑아지는 약이라면서 흰 가루를 술에 타고 스스로 숨졌다고 주장한 것이다. 자신은 과거 전과 때문에 의심받을 것이 두려워 시신을 유기만 했다는 것이다. 수사 과정에서 입증할 만한 객관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고, 시신에서도 약물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법원은 증거 부족으로 살인죄를 인정하지 않았고, 시신 은닉만 인정하여 최종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그쳤다. 권일용은 약혼남이 스스로 세뇌했을 가능성을 제기하였는데, 결국 살인 자백을 받아내는 것은 실패한 셈이다.
살인죄를 입증하지는 못하였으나, 형사들이 포기하지 않고 현장에서 실마리를 찾아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사라진 증거와 불분명한 사인 속에서도 작은 의문 하나를 놓치지 않았던 집요한 추적은 결국 진실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한편 E채널 '용감한 형사들5'는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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