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벌어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이 영화 '암살자(들)'을 통해 스크린으로 소환된다.
예고편을 살펴보면 '사라진 탄환', '숨겨진 진실', '배후는 누구'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우며 역사적 사건 이면에 남겨진 의문을 추적하는 정치 스릴러의 색채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제작사가 '서울의 봄'과 '남산의 부장들', '내부자들'을 제작한 하이브미디어코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번 작품 역시 역사적으로 예민한 부분을 과감하게 재해석할 가능성이 있어 기대감이 높다.
영화의 배경이 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테러였다. 당시 정부는 재일한국인 문세광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다고 발표했고, 문세광은 체포된 뒤 같은 해 사형이 집행됐다.
다만 사건 이후 수십 년 동안 문세광의 실제 배후와 범행 준비 과정, 일부 수사 내용 등을 둘러싸고 여러 연구와 해석이 이어져 왔다. 다큐멘터리와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도 사건을 재조명하며 당시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문점과 미공개 기록 등을 소개한 바 있다. 이러한 논의가 정부의 공식 결론을 뒤집는 새로운 역사적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며, 현재도 다양한 견해가 오가고 있다.
예고편은 흑백으로 표현된 서울 도심과 국회의사당 풍경 위에 무거운 긴장감을 깔며 시작된다. 이어 타자기 소리와 경보음이 교차하면서 '1974년 8월 15일'이라는 날짜가 나오고, 총성이 연이어 울려 퍼진다. 비명을 지르며 몸을 숙이는 시민들, 의자에 남은 탄흔, 누군가 품속에서 총기를 만지는 장면이 빠르게 교차하면서 사건 당시의 혼란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예고편의 마지막에는 '암살자' 타이틀이 등장하고, 총성과 함께 괄호가 추가되면서 '암살자(들)'이라는 제목이 완성된다. 영화는 문세광뿐만 아니라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과 관계, 당시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문들을 함께 조명하려는 의도를 암시하는 듯하다.
그런 면에서 복수형 제목이 흥미롭다. 공범의 존재를 의미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예고편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배후, 숨겨진 진실, 사라진 탄환이라는 키워드와 맞물리면서 사건을 둘러싼 여러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 사건은 정치적으로도 꽤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공식 기록과 남겨진 의문 사이의 간극을 파고드는 스릴러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력 내부의 균열을 강조했던 '남산의 부장들', 12·12 군사 반란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역사적 사실과 극적 긴장감을 결합하는 데 성공한 '서울의 봄'을 보더라도 사건을 둘러싼 권력 구조와 수사 과정, 언론의 역할을 긴장감 있게 풀어낼 가능성이 있다.
한편 영화 '암살자(들)'은 오는 9월 추석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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