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 33일 만에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2026년 두 번째 천만 영화이자 역대 35번째 천만 영화다. 특히 외화로는 2022년 '아바타: 물의 길' 이후 약 4년 만에 탄생한 천만 영화로, 침체를 겪었던 극장가에서 다시 한번 초대형 흥행작의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오디세이'는 6일 오후 4시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5일 개봉한 이후 33일 만이다. 올해 개봉작 가운데서는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두 번째로 1,000만 관객을 기록했다. 외화 가운데서는 올해 첫 천만 영화다.
'오디세이'의 천만 돌파로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모두 35편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한국영화가 25편, 외화가 10편이다. 2003년 '실미도'가 한국영화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이후 23년 동안 이어진 기록이다.
국내 천만 영화의 역사는 2003년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에서 시작됐다. '실미도'는 1,108만 명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최초의 천만 영화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듬해에는 '태극기 휘날리며'가 1,174만 명을 기록하며 천만 행렬을 이어갔다.

2000년대 후반에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가 각각 1,301만 명과 1,145만 명을 기록했다. 이후 2010년대 들어 천만 영화는 빠르게 늘었다. 특히 2014년은 한국영화 흥행사에서 중요한 해로 꼽힌다. '명량'과 '국제시장'이 나란히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명량'은 현재까지도 1,761만3,682명으로 역대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2015년에는 '베테랑'과 '암살', 2017년에는 '신과함께-죄와 벌'과 '택시운전사'가 천만 클럽에 합류했다. 2018년에는 '신과함께-인과 연'이 뒤를 이었고, 2019년에는 '극한직업'과 '기생충'이 천만 영화가 됐다.
2020년대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 관객이 급감하면서 한동안 천만 영화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2022년 '범죄도시2'가 1,269만 명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후 첫 천만 영화가 됐고, 2023년에는 '서울의 봄'과 '범죄도시3'가 연이어 천만 고지를 밟았다.
2024년에는 '파묘'와 '범죄도시4'가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범죄도시' 시리즈는 2편, 3편, 4편이 모두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국내 영화 시리즈 가운데 독보적인 흥행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올해 3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31일째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영화로는 25번째 천만 영화였다. 최종적으로 1,691만 명을 넘어서며 현재 역대 관객 수 2위에 올라 있다.
35편 가운데 외화는 단 10편이다. 한국 관객 1,000만 명이라는 벽이 한국영화뿐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에도 상당히 높은 문턱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외화 천만 영화의 시작은 2009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였다. 당시 1,362만 명을 기록하며 외화 최초의 천만 영화가 됐다.

이후 2014년 '인터스텔라'가 1,027만 명을 기록했고, 2015년에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뒤를 이었다. 2018년에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보헤미안 랩소디', 2019년에는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알라딘', '겨울왕국 2'가 잇달아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2022년에는 '아바타: 물의 길'이 1,080만 명을 기록하며 천만 외화 대열에 합류했다. 그리고 4년 만인 올해 '오디세이'가 열 번째 외화 천만 영화가 됐다.
놀란 감독은 2014년 '인터스텔라'로 국내 관객 1,027만5,484명을 동원한 데 이어 '오디세이'까지 천만 관객을 기록하면서 두 편의 천만 영화를 보유하게 됐다. 한국에서 놀란 감독의 두 번째 천만 영화가 탄생하기까지 무려 12년이 걸렸다. 외화 감독 가운데 두 편 이상의 천만 영화를 배출한 감독은 앞서 루소 형제, 제임스 캐머런, 크리스 벅 감독이 있었다. '오디세이'의 천만 돌파로 놀란 감독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오디세이'는 172분에 달하는 전체 분량을 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작품으로, 특별관 관람 열풍이 흥행을 견인했다. 지난 5일까지 IMAX 관객만 110만2,000여 명으로, '아바타: 물의 길'의 기록을 넘어 역대 최다 IMAX 관객을 기록했다.
천만 영화가 처음 등장한 2003년과 지금의 극장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2000년대에는 극장 개봉 영화가 대중성을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OTT의 확산과 관람료 상승, 극장 관객 감소 등을 거치면서 천만이라는 숫자가 더욱 희소해졌다.
'오디세이'는 한국영화 중심으로 이어져 온 천만 영화 역사에서 외화의 존재감을 다시 확인시켰고, 4년간 끊겼던 천만 외화의 맥을 이었으며, 놀란 감독에게는 두 번째 천만 영화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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