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레이] '위커 맨 파이널 컷' 4K 복원판이 선사하는 포커 호러 원형의 전율

유일무이한 음악…유일무이한 공포

사진=라이트하우스 인스타그램
사진=라이트하우스 인스타그램

로빈 하디 감독의 1973년 작품 '위커 맨'이 복원판으로 돌아온다. 이 영화는 초기 극장판이 많이 잘린 상태로 공개됐고, 이후 감독판과 복원 시도가 이어졌다. 이번 '위커 맨 파이널 컷'은 4K 복원판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생전에 감독이 재편집에 참여한 덕분에 안정적인 러닝타임과 영화적인 리듬을 경험할 수 있다.

낯선 신앙으로 지배된 섬 '서머아일'이 현실처럼 보이게 한 장치가 바로 노래들이었다. 아이들이 원을 그리며 부르는 'Maypole Song'은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기괴하다. 영화는 아이들을 희생자나 불길한 존재로 분리하지 않는다. 오히려 밝은 얼굴로 서머아일의 토속 신앙을 따르고 그들만의 언어를 익히고 있었다. 성관계와 번식에 대한 관념이 있는데도 아이들은 교리로 받아들이지 않고 놀이처럼 소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 섬뜩하다.

몇몇 광신도가 비밀 지하실에서 이상한 의식을 행하는 게 아니다. 학교, 술집, 거리에서 아이와 어른들이 이 기괴한 토속 신앙을 공유하고 있다. 숨기지 않고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영화는 점점 실종된 아이를 찾으러 온 경찰 하위를 이방인처럼 보이게 만든다.

'Gently Johnny'라는 노래는 이상하리만치 아름답다. 멜로디만 떼어서 여러 번 듣고 싶을 정도로 이 노래만의 온기가 있다. 술집에 모인 이웃들이 정겹게 부르는 것 같다가도 그들의 묘한 표정을 지켜보고 있으면,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토속 신앙에 대한 서로의 신뢰를 보여주는 것 같다. 연기하는 배우들이 아니라 다큐멘터리 속 평범한 시민들처럼 보여서 완전히 허구라고 볼 기회를 자주 잃어버린다. 그들만의 관습이 진짜처럼 느껴지는 또 하나의 장면으로, 아주 위험하고도 매혹적이다.

윌로우의 'Willow's Song' 장면은 코믹하기까지 하다. 주인공 하위의 경직된 반응이나 윌로우의 요사한 행위는 지금 생각해도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기독교 신자인 하위는 그 순간 경찰이라는 직업적 자의식과 신앙에 대한 자부심까지 한꺼번에 시험받는 사람이었다. 반면 서머아일에서는 윌로우의 행위가 일종의 질서에 속한 것이었다. 덕분에 그 장면은 관능적이면서도 공격적이다.

더 무서운 점은 윌로우라는 여성이 특별히 악녀처럼 보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부드러운 노래와 함께 갈망하는 태도는 서머아일이라는 섬의 규범 안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위만이 그것을 타락으로 가는 위험한 시험으로 인식했을 것이다. 그 때문에 관객들은 어느 한쪽을 비난하기가 쉽지 않다. 영화는 하위가 감지하는 위험이 단순한 편견만이 아니라는 것을 천천히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특별한 기교로 그 리얼리티를 추구하지 않는다. 영화는 종종 연극적이고, 노래는 지나치게 잘 짜여 있고, 인물들도 간혹 익살스럽다. 그런 점 덕분에 그 인공성이 실제 오래된 관습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한 공동체가 공유하는 관습이 너무 빈틈없이 보여서 진짜처럼 보이게 한 것이다.

덕분에 이 영화는 꽤 귀하다. '위커 맨'은 포크 호러의 원형일 뿐 아니라, 음악이 어떻게 공포로 변질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거의 유일무이한 작품이다. 이 영화를 생각하면 늘 그 노래들이 떠오른다.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섬뜩한 승리라 할 것이다.

한편 영화 '위커 맨 파이널 컷'은 내달 19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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