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기립 박수…마틴 맥도나 신작 ‘와일드 호스 나인’ 부산 찾는다

존 말코비치X샘 록웰의 블랙코미디 첩보극… 11월 개봉 확정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마틴 맥도나 감독의 신작 영화 '와일드 호스 나인'이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이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섹션에 초청됐다.

'와일드 호스 나인'은 1973년 칠레 쿠데타를 앞두고 CIA 요원 크리스(존 말코비치)와 리(샘 록웰)가 칠레의 이스터섬으로 파견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두 사람은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비밀과 정체불명의 음모에 휘말리게 된다. 영화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첩보극의 긴장감과 마틴 맥도나 특유의 블랙코미디를 결합한다.

예고편은 광활한 이스터섬의 풍경으로 시작한다. 이어 비행기 안에 나란히 앉은 크리스와 리가 등장한다. 끊임없이 기내식을 먹는 리를 향해 크리스가 불평을 늘어놓고, 두 사람은 잠을 자거나 사람을 죽일 때를 제외하면 계속 먹는다는 식의 건조하고 황당한 대화를 주고받는다.

이스터섬에 도착한 두 사람은 모아이 석상을 구경하는 관광객처럼 행동하지만, 이들의 정체는 CIA 요원이다. 현지인들과 정치 이야기를 나누던 중 CIA 소속인지 추궁 받는 장면에서는 능청스러운 태도로 상황을 넘기려는 두 사람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곧 기밀문서와 권총까지 등장하면서 휴양지처럼 보였던 이스터섬이 위험한 공작의 무대로 변한다.

스티브 부세미가 연기한 CIA 상관 MJ가 전화로 두 사람을 압박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어 크리스와 리가 호텔에서 거친 욕설을 주고받는 장면이 이어지며, 두 사람의 임무가 단순한 휴가가 아님을 암시한다.

후반부에는 주요 출연진이 차례로 등장한다. 존 말코비치와 샘 록웰을 비롯해 스티브 부세미, 톰 웨이츠, 파커 포시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의 모습이 빠르게 교차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군인들의 이동과 납치, 미행 차량을 향한 총격전까지 이어지면서 첩보 스릴러의 면모도 강조된다. 특히 '리(Lee)를 믿지 마라'는 내용의 비밀 메모가 등장해 두 사람 사이의 관계와 향후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키운다.

영화의 핵심은 거대한 음모보다 크리스와 리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고편 마지막에는 해변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던 두 사람이 전날 차량에 총을 쏜 일을 두고 태연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 나온다. 심각한 상황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두 사람의 대화는 첩보극을 표방하면서도 맥도나 감독 특유의 부조리한 유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저이버트닷컴'은 영화가 본질적으로 남성 우정에 관한 이야기라며, 존 말코비치와 샘 록웰, 스티브 부세미의 연기를 특히 높게 평가했다. 긴장감 넘치는 첩보물이라기보다 우회적이고 느긋한 방식으로 인물들의 관계와 삶의 의미를 파고든다고 평가했다.

'스크린 데일리'는 존 말코비치와 샘 록웰의 강렬한 연기를 핵심으로 꼽으며, 두 인물의 관계에 집중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맥도나 감독의 날카로운 대사와 다크 코미디, 드라마가 효과적으로 결합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가디언'은 맥도나 감독 특유의 신랄한 대화와 두 배우의 조합은 흥미롭지만, 폭력성과 남성성이 강해지면서 기존 작품보다 코미디와 매력이 희석됐다는 지적이다.

베니스 공개 당시에는 13분간의 기립박수가 이어지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특히 말코비치의 연기가 호평을 받으며 수상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와일드 호스 나인'은 오는 11월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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