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를 풍미한 격투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가 할리우드 실사 영화로 돌아온다. 개봉을 앞두고 북미 흥행 전망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소식은 있지만, 원작의 대표 기술인 파동권과 승룡권을 전면에 내세운 2차 메인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예상보다 훨씬 진하고 노골적인 B급 오락영화의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2차 예고편은 어두운 골목에서 대립하는 류와 켄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더 이상 싸우지 않겠다고 선언한 류 앞에 춘리가 나타나 켄이 위험에 빠졌다는 소식을 전하고, 류는 결국 다시 싸움의 세계로 돌아간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1993년 개최된 월드 워리어 토너먼트 2. 켄은 류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최고의 파이터가 되겠다는 욕망을 드러내고, 류 역시 토너먼트에 뛰어들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다시 한번 격투와 경쟁의 한가운데 놓인다. 영화의 분위기는 예상보다 훨씬 가볍고 과장돼 있다. 진지한 격투극을 표방하기보다는 게임의 세계관과 1980~90년대 오락영화의 문법을 적극적으로 끌어온 모습이다.
가장 큰 볼거리는 역시 원작 캐릭터들이다. 에드먼드 혼다는 목욕탕에서 스모 동작을 펼치고, 노란색 머리카락의 가일은 게임 속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비주얼로 등장한다. 춘리와 캐미는 화려한 발차기를 선보이고, 블랑카와 달심 역시 강렬한 비주얼로 모습을 드러낸다.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재해석하기보다는 게임에서 익숙했던 외형과 특징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을 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자연스러운 실사 영화라기보다 게임 캐릭터들을 실제 세계로 끌어온다는 인상이 강하다.
이 영화의 정체성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순간이 있다. 류가 손에서 에너지를 모아 날리는 파동권과 공중으로 솟구치며 상대를 가격하는 승룡권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특수효과로 구현된 두 기술은 현실적인 무술 액션과는 거리가 있지만, 바로 그 점이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작품과 어울리는 것으로 보인다.
예고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의외로 액션의 완성도보다 B급 영화 특유의 과장된 재미다. 캐릭터들의 비주얼은 지나치게 화려하고, 격투 장면은 과장돼 있으며, 게임 속 필살기도 특별히 재해석이 없이 게임의 감성을 그대로 가져왔다.
쿠키 영상에서도 B급의 냄새가 물씬 난다. 얼굴에 상처를 입은 가일이 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갈고리 손을 달고 싸우는 녀석에게 당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장면이다. 가일도 그렇지만, 댄의 비주얼에서 진지한 구석이라고는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다.
문제는 영화의 흥행 전망이 썩 밝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북미 흥행 추적기관 더 쿼럼(The Quorum)의 최근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의 인지도와 관람 의향이 최근 2주 사이 각각 46%에서 39%, 44%에서 39%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봉 약 6주 전 시점에서 두 지표가 동시에 크게 하락하면서 '히맨'과 같은 흥행 실패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영화는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게임의 본고장인 일본을 글로벌 프로모션의 첫 번째 장소로 선택했다. '스트리트 파이터 월드 워리어 투어'는 지난 1일 일본에서 시작됐으며, 노아 센티네오, 앤드루 코지, 칼리나 량, 제이슨 모모아, 키타오 사쿠라이 감독 등이 직접 일본을 찾았다. 신주쿠에서는 대형 전광판을 활용한 이벤트와 '스트리트 파이터 2' 게임 대결까지 진행했고, 다음 날에는 아사쿠사에서 영화 캐릭터를 내세운 특별 래핑버스도 공개했다.
과연 '스트리트 파이터'가 게임 원작 실사 영화의 또 다른 실패 사례가 될지, 아니면 예상보다 유쾌하고 화끈한 B급 오락영화로 살아남을지는 내달 16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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