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K(한국영화감독조합), 프랑스 '뤼미에르 선언' 환영…영상창작자 정당한 보상권 및 저작권법 개정 촉구

DGK, 정부·국회에 4대 제도 개선안 제안…단순 재원 투입 넘어 순환 구조 구축 요청

사진=DGK(한국영화감독조합) 홈페이지
사진=DGK(한국영화감독조합) 홈페이지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이 프랑스에서 채택된 '뤼미에르 선언'을 환영하며 영상 창작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국내 법·제도 정비를 촉구했다.

DGK는 이날 14일 성명을 내고 지난 7일 프랑스 생폴드방스에서 대한민국과 프랑스가 공동의장국으로 개최한 뤼미에르 서밋과 「영화와 영상의 미래에 관한 뤼미에르 선언」, 「인공지능의 문화적 거버넌스를 위한 생폴드방스 선언」의 채택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DGK는 한국 영상 창작자의 제도적 위치에 문제를 제기했다. 프랑스 측에서는 SACD, SACEM, ADAMI,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 CISAC 등이 참여했으며, 한국 측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산국제영화제, CJ ENM, CJ그룹, NAVER, NEXON Korea, SLL, TVING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개인 자격으로는 정주리 감독도 서명했다.

DGK 측은 한국에는 아직 그 자리에 설 수 있는 영상창작자의 권리 단체가 제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세계적인 콘텐츠로 성장한 반면 창작자의 권리 보장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행 저작권법 제100조를 문제로 들었다. 영상저작물 제작에 참여한 감독이나 작가가 저작권을 갖고 있더라도 별도의 특약이 없으면 영상제작자에게 이용에 필요한 권리가 양도된 것으로 추정되는 현행 제도가 방송·OTT·해외 유통이 확대된 현재의 산업 환경에서는 창작자를 지속적인 작품 이용과 수익에서 분리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 법은 영상저작물의 저작자가 누구인지조차 명확히 정의하지 않는다"라며 음악의 작곡가와 작사가 등이 자신의 창작물이 방송·공연·전송될 때 이용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과 달리 영화와 드라마의 감독과 작가에게는 같은 통로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뤼미에르 선언의 내용도 근거로 제시했다. DGK에 따르면 선언 제3항은 창작자와 제작자가 작품을 장기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창작의 갱신을 위한 조건으로 규정했으며, 제9항은 창작이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하면 갱신될 수 없다는 취지의 원칙을 담았다. DGK는 이를 근거로 "창작자의 권리와 산업의 성장은 대립하지 않는다"라며 "창작자가 작품의 성과에 따라 정당한 보상을 받고, 그 보상이 다음 작품을 준비할 시간과 생활을 지탱하는 순환이 지속 가능한 문화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영화·영상산업에 5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창작자 권리 제도의 필요성을 함께 강조했다. DGK는 "재원이 제작과 자본으로만 흐르고 창작자의 권리에는 단 한 줄의 법조문도 남기지 않는다면 5년 뒤 우리에게 남는 것은 더 많은 작품과 더 지친 사람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 시대의 창작자 권리문제도 언급했다. DGK는 생폴드방스 선언이 보호저작물의 AI 학습과 새로운 콘텐츠 생성 과정에서 지식재산권을 존중하고 권리자에 대한 공정한 보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원칙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습 데이터의 구성과 출처에 대한 투명성 및 권리자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추적 가능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는 영상창작자가 그 보상을 청구할 근거 자체가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AI 기업과 플랫폼, 극장 등 콘텐츠 산업 전반이 창작물을 필요로 하는 만큼 창작자의 권리를 문화산업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DGK가 정부와 국회에 제시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은 다음과 같다. ▲영상저작자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사후보상권을 제도화할 것 ▲이용·수익 정보의 투명성과 계약상 보호장치를 마련할 것 ▲국내외 이용에 대응할 수 있는 영상창작자 권리의 집중관리 및 국제 협력·징수·분배 체계를 구축할 것 ▲생폴드방스 선언의 AI 관련 원칙을 국내 제도로 이행할 것.

DGK는 "문화강국은 세계적인 작품을 많이 보유한 나라만을 뜻하지 않는다"라며 "그 작품을 만든 사람의 권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존중하는 나라가 진정한 문화강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세계의 관객은 한국의 창작자를 발견했다. 이제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가 그 창작자를 발견할 차례"라며 "뤼미에르 선언의 빛이 선언문 위에 머물지 않고 예산이 되고, 제도가 되고, 계약이 되고, 극장의 스크린이 되고, 창작자의 다음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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