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여 년에 걸쳐 한 가족의 시간을 카메라에 담아낸 일본 다큐멘터리 '어떻게 해야 했을까?'가 국내 개봉 45일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했다.
후지노 토모아키 감독의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1983년 조현병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누나 마사코와 이를 인정하지 않았던 부모, 그리고 가족의 상황을 기록하기 시작한 남동생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감독은 2001년부터 귀향할 때마다 가족의 모습을 촬영했고, 약 20년에 걸친 영상 기록을 하나의 영화로 완성했다. 이 작품은 지난 7월 29일 개봉 이후 9월 11일 기준 누적 관객 10만 12명을 기록했다.
이 작품은 일본 개봉 당시부터 독립 다큐멘터리로서는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지난 2024년 12월 7일 일본에서 불과 4개 극장으로 개봉한 영화는 도쿄 포레포레 히가시나카노에서 55회 연속 매진을 기록했고, 흥행통신사가 집계한 미니시어터 랭킹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개봉 45일 만에 41개 극장, 6만5,792명의 관객, 1억60만498엔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으며 이후 100개 이상의 극장으로 상영 규모가 확대됐다.
해외 영화제에서의 행보도 눈에 띈다. 지난 2023년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일본 프로그램에 초청됐으며, 2024년에는 대만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TIDF) 아시안 비전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TIDF 공식 프로그램은 정신질환을 둘러싼 가족의 부정과 침묵,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나는 가족 구성원들의 변화를 다룬 작품으로 소개했으며, 이후 2024년 TIDF 셀렉션 작품으로 다시 선정해 상영하기도 했다.
독일에서는 니폰 커넥션 2024를 통해 유럽 프리미어가 열렸다. 니폰 커넥션은 이 영화를 "사회적 금기와 개인적 책임을 질문하는 고통스럽고 가감 없는 가족 초상"으로 소개했다.
올해 들어서는 영국으로도 진출했다. 영국 최대 규모의 일본영화 순회 프로그램인 Japan Foundation Touring Film Programme에 선정됐으며, 런던 ICA 등 영국 각지에서 상영됐다. ICA는 "가족의 금기, 인간의 존엄, 질병으로 인한 자기 파괴를 응시하는 깊이 개인적이고 감정적으로 강렬한 다큐멘터리"로 소개하면서,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 다큐멘터리 전문 매체 Asian Docs는 이 작품의 형식적 특징에 주목했다. 20년 넘게 축적된 저화질의 홈비디오 영상이 오히려 가족이 처한 비극적인 상황과 정서적 상태를 고스란히 전달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방대한 기록에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낼 것인지를 결정한 편집이 작품을 완성하는 핵심적인 힘이라고 평가했다.
해외에서 공통적으로 포착되는 평가에는 부모와 누나를 단순한 가해자로 규정하지 않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부모의 부정과 치료 거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인간의 존엄과 정신건강의 문제로 확대된다. 영화의 제목인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책임을 묻는 질문인 동시에 감독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감독은 자신의 가족이 보낸 25년을 통합실조증의 대응에 실패한 사례라고 규정하면서, 자신과 부모, 그리고 관객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개봉 일본 다큐멘터리 영화 역대 흥행 1위라는 새로운 기록까지 완성한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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