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4년 7월 경기 포천의 한 빌라에서 들려온 8세 아이의 울음소리는 충격적인 연쇄 살인 사건의 시작이었다.
지난 1일 방송된 MBC every1 예능 '히든아이'에서는 충격의 충격이 거듭된 '고무통 살인 사건'을 다뤘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쓰레기장과 다름없는 집 안에서 방치된 아이를 발견했지만, 더 큰 충격은 작은방에 놓여 있던 고무통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은 안방 침대 위에서 울고 있던 아이를 구조한 뒤 집 안을 수색하던 중 높이 약 80cm의 고무통을 발견했다. 고무통 위에 있는 소금 포대를 치운 뒤 뚜껑을 열자 보라색 이불에 싸인 부패한 시신을 발견했다.
놀랍게도 고무통을 영안실로 옮겨 내용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신이 한 구 더 발견됐다. 두 시신 모두 남성으로 확인됐는데, 머리에 랩이 감겨 있었고 목에는 여성용 스카프가 묶여 있어 타살 가능성이 제기됐다.
수사는 집을 비운 채 아이를 방치한 어머니 이 씨를 찾는 데 집중됐다. 경찰은 CCTV를 통해 이 씨가 사건 직전까지 과자공장에 정상 출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심지어 시신이 발견된 다음 날에도 평소처럼 출근했는데, 수사가 시작되자 조퇴 후 자취를 감춰 버렸다.
공개수배에 나선 경찰은 이 씨의 남편이 10년간 생활반응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유일하게 남은 것은 이 씨의 남편 명의로 되어 있는 휴대전화였다. 통화 내역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스리랑카 국적의 남성과 통화한 것을 확인하고, 그가 일하는 공장 컨테이너에 숨어 있던 이 씨를 검거했다.
체포된 이 씨는 고무통 속 시신 2구를 모두 자신이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이 씨의 주장에 따르면 고무통 하단에 있던 시신은 예상대로 남편이었으며, 상단에서 발견된 남성은 또 다른 외국인 애인 B였다. B는 같은 공장에서 일하며 연인이 되었고, 맡겨둔 월급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것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는 전혀 달랐다. 두 피해자의 체내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인 독시라민이 검출된 것이다. 이 씨는 자신이 복용하던 수면제에 포함된 독시라민을 피해자에게 몰래 먹인 뒤 의식이 흐려진 상태에서 목을 졸라 살해했던 것이다. 시신에서 발견된 랩과 스카프는 계획 범행의 증거였던 셈이었다.
그 와중에 이 씨는 갑자기 남편이 자연사한 것이라고 진술을 번복했다.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고 우울증을 앓으면서 세상 물정을 모르다 보니 시신을 고무통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표창원은 이 이해가 가지 않는 행보에 대해 "시신을 유기는 하고 싶은데 능력이 없고 조력자도 없는 이른바 '사회기술부족'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에서 처음 발견된 8세 아이는 방글라데시 국적의 남성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었다.
이 씨가 진술을 번복하면서 직접 살해 증거를 찾지 못하던 중에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남편을 고무통으로 옮길 때 도와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이 씨의 큰아들이었다. 큰아들은 아버지가 자연사했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믿고 고무통으로 옮기는 것을 도와줬다고 주장했다. 이후 장례식을 따로 치르겠다는 어머니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군 입대를 했다는 것이다.
이 씨의 둘째 아들도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보이지만,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과거 조현병을 앓는 어머니가 딸이 악귀에 씌웠다고 오인해 살해한 사건을 언급하며 둘째 아들의 판단력이 흐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도 어머니의 아들이 조력하였는데, 권일용이 면담해 보니 옮고 그름을 당시에 판단하기가 어려웠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다.
국과수 부검 결과 피해자의 간에서 치사량의 독시라민이 검출되면서 법원은 살인, 사체은닉, 아동복지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24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이 씨 모두 항소했는데, 항소심 재판에서는 남편 체내에서 검출된 독시라민이 상단에 있는 시신에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남편 살해 혐의에 대한 증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한편 MBC every1 '히든아이' 방송 시간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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