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은 왜 AI 시대에 '인격'을 강조했을까

실패를 감당하는 회복탄력성·책임감·협업 능력…엔비디아 CEO가 말한 인간의 경쟁력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전 세계 시총 1위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실패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10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346회에서는 젠슨 황이 출연했다. 그는 25년 전 PC 방의 열풍으로 용산 전자 상가에서 명함을 돌리며 직접 영업을 한 일이 있었다. 덕분에 25년 전부터 인연이 시작된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은 편이다.

젠슨 황은 지난 1964년 타이난에서 태어나 9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자 생활을 했다. 100명이 쓰는 기숙사에서 화장실 청소와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다 3명의 동료와 함께 엔비디아를 만들었다. 자수성가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젠슨 황에게 '성공'은 어떤 것일까.

젠슨 황이 재차 강조한 성공의 배경은 바로 '실패'였다. '고생'이라는 건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면서 포기를 안 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것인지 고심하는 것이다. 그는 "실패의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라며 "실패를 안 하고서 성공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젠슨 황의 자존감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회사가 잘 되면 젠슨이 잘했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수많은 사람들과 헌신적인 직원들이 도와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에 실패하면 젠슨 황에게 화살이 돌아가겠지만, 그런 창피함과 비판을 견뎌낼 수 있도록 강인해져야 하며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젠슨 황은 '인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최근에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똑똑해지는 것은 쉽지만 '인격'은 기르는 것은 어려워졌다. 젠슨 황이 설명한 것처럼 경험을 통해서만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고, 결론적으로 스스로에게 실패와 극복의 기회를 줘야 할 것이다.

젠슨 황의 표현 중에 흥미로운 것 중에 하나가 바로 'AI 시대에 인격이 중요하다'는 대목이었다. 가장 성공한 CEO인 그가 AI 시대를 이야기하면서 '인격'으로 돌아왔다는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AI가 지식의 평준화를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영어를 잘하고 코딩을 잘 다루면 경쟁력이 있었지만, 이제는 AI가 모든 것을 대신해 주고 있다. 곧 AGI 시대까지 도래한다면 우리 인간에게 남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사람들은 흔히 말하는 '인격'은 도덕성을 생각하지만, 젠슨 황은 생각이 조금 다른 것 같다. 그에게 '인격'이란 실패와 비판을 수용하는 능력, 타인과 협력하며 책임지는 태도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AI는 답을 줄 수 있겠지만, 방향성은 결국 인간에게 달렸다. 실패를 책임지고 더 나아갈 수 있는 역할은 인간에게 주어져야 할 것이다. 젠슨 황은 '인격'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실은 성숙한 인간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래 인재로 키우는 공부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젠슨 황은 교육 분야가 아니라 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실패의 중요성을 말한 것처럼 스스로 분투하고 실패할 기회를 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실패하고 스스로 한계에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탐구할 수 있도록 경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교육인 것이다.

실패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파격적인 교육관이다. 누구나 말은 쉽게 하지만, 부모들은 자식들이 실패할까 두려워 너무 손쉽게 정답을 알려주려고 한다. 젠슨 황 주장의 본질은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여러 사업을 실패했고, 주가 폭락도 겪으면서 지금의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근육을 잘 키워주면, 젠슨 황이 말한 것처럼 오히려 위기를 창의력을 키우는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AI 시대에 가장 위기에 빠질 사람들은 누구일까? 많은 매체에서 앞다퉈서 AI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본질은 '실패'의 경험이라고 본다. 실패 없는 사람일수록 위기에 빠지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을 경험해야 한다는 젠슨 황의 말은 단순히 자기계발 차원이 아니라 AI 시대에 대한 경고처럼 들린다.

젠슨 황은 직원들에게 "미션이 곧 상사다!"라는 말을 강조한다. 직급, 근속 연수, 사적인 관계에 얽매이게 되면 사내 정치가 판을 치게 된다. 그는 "직속 상사는 진짜 상사가 아니라 목표 실현을 돕는 존재일 뿐"이라며 "미션이 곧 상사가 되어야 모두가 같은 곳을 간다"라고 설명했다.

미션을 상사로 모시라는 주장 역시 한국 사회에서는 꽤 파격적이다. 한국 기업 문화에서는 여전히 직급과 연차로 흘러가고 있다. 엔비디아처럼 기술이 중요한 기업은 상사를 만족시키는 것보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이런 시스템이 과연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에만 해당할까. 승진 때문에 상사의 눈치만 보는 조직은 결국 정치만 판을 치고, 결과물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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