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첫 장편 애니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 10월 국내 개봉

안시·토론토·BIAF 사로잡은 수작, 상실과 균열 품은 몽환적 세계관 눈길

사진=해피송 제공
사진=해피송 제공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섯 단편을 하나의 서사로 재구성한 장편 애니메이션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가 국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섯 단편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은 작품이다. 서로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상실과 불안, 관계의 균열과 삶의 의미를 그리며 하루키 특유의 몽환적이고 기묘한 세계를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했다.

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한적한 시골의 버스정류장에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의 모습 위로 영문 타이틀 'BLIND WILLOW SLEEPING WOMAN'을 크게 배치해 시선을 끈다. 타이틀 폰트 안에는 여섯 단편 속 인물과 주요 장면이 오버랩되어 있으며, 블루캣과 개구리 등 각 이야기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각각의 단편을 독립적인 이야기로 보여주는 옴니버스가 아니라 여섯 이야기가 하나의 서사로 연결되는 작품의 특징도 포스터에 담겼다.

함께 공개된 메인 예고편은 어두운 도쿄의 밤 풍경과 푸른빛의 선으로 표현된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시작한다. 양손을 펼친 노인이 "내가 소원을 하나 들어 줄게"라고 말하는 장면을 비롯해 캐릭터들의 식사 장면과 어두운 복도를 걷는 남자의 모습이 교차하며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세계를 예고한다.

이어 거리의 신문 판매원이 "최신 지진 뉴스입니다!"라고 외치고 거대한 은행 건물과 직장인들의 일상이 펼쳐진다. 지진 이후 TV 속 뉴스만 바라보는 여성과 그녀를 바라보는 남성의 모습이 이어진다. "지진 이후로 말을 안 해, 날 없는 사람 취급해"라는 대사는 재난 이후 인물들이 겪는 심리적 단절과 관계의 균열을 드러낸다.

예고편의 중심에는 하루키 작품 특유의 초현실적인 존재도 등장한다. 평범한 직장인의 집에 신장보다 큰 거대한 초록색 개구리가 나타나고, 개구리는 차를 함께 마시며 "난 도쿄를 멸망에서 구하기 위해 왔어요"라고 말한다. 현실적인 일상 속에 거대한 개구리라는 비현실적인 존재가 등장하는 설정은 작품의 기묘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아내의 이별 편지를 읽은 남자가 기차를 타고 떠나는 장면과 함께 "당신과 사는 건 공기와 사는 것 같아"라는 대사가 나온다. 여기에 구름 위에서 TV를 바라보는 여성, 풀숲을 헤매는 남자, 숲속을 달리는 푸른빛의 고양이 등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흐려진다. "인간이란 어떤 걸 원하든 자신 외의 존재는 될 수 없어요"라는 철학적인 대사 역시 예고편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마지막에는 바 테이블 앞에 앉은 남자와 투명하게 투영된 아내의 환영이 등장하며 마무리된다.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46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또한 제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제52회 로테르담영화제, 제70회 시드니영화제 등에 공식 초청됐으며 국내에서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내달 23일 개막하는 제28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2026) 프랑스 특별전 상영작으로도 선정됐다.

하루키의 여섯 단편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독특한 구성과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영상미를 앞세운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는 내달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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