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제 2관왕 영화 '흐르는 여정' 극장가 녹여줄 아름다운 선율

홀로서기 준비하는 여성과 뿌리 찾아온 청년의 우연한 만남

사진=파도/(주)영화사 진진 제공
사진=파도/(주)영화사 진진 제공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홀로 새로운 여행을 준비하던 한 여성이 낯선 이웃과 만나며 다시 일상의 온기를 찾아가는 영화가 있다.

영화 〈흐르는 여정〉은 남편과 사별한 뒤 자신만의 여행을 준비하던 춘희가 새로 이사한 아파트에서 예상치 못한 인연들을 만나면서 고요했던 일상에 새로운 선율이 흐르기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나는보리〉의 김진유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장편영화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 플러스엠상과 KBS독립영화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으며,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도 새로운시선상을 받았다. 제48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을 비롯해 제25회 뉴욕아시아영화제,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배우 김혜옥과 저스틴 민이 서로 다른 삶의 시간을 살아온 두 인물로 만나 호흡을 맞춘다. 김혜옥이 연기하는 춘희는 남편과 함께 30년이 넘는 시간을 살아온 뒤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인물이다. 남편이 남긴 자동차와 그랜드피아노를 가지고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긴 그녀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여정을 준비한다.

저스틴 민은 어린 시절 독일로 입양된 뒤 자신을 낳아준 엄마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은 민준 역을 맡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엄브렐러 아카데미〉와 영화 〈애프터 양〉 등을 통해 세계 관객에게 얼굴을 알린 저스틴 민은 이번 작품으로 첫 한국 장편영화 주연에 도전한다.

사진=파도/(주)영화사 진진 제공
사진=파도/(주)영화사 진진 제공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영화가 가진 서정적인 분위기를 압축해 보여준다. 벚꽃이 만개한 강릉의 풍경과 호숫가 도로, 햇살이 부서지는 윤슬, 고즈넉한 거실의 그랜드피아노 등 일상의 풍경을 차분하게 담아내며 ‘춘희’의 새로운 삶을 소개한다.

특히 예고편에는 춘희의 편지를 바탕으로 내레이션이 흐른다. "우리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문춘희, 김현철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남편과 함께 살아온 30여 년의 시간을 돌아본다. 이후 새로운 공간에서 민준을 만나고, 함께 피아노를 배우는 두 사람의 모습이 이어지면서 서로에게 조금씩 스며드는 관계를 보여준다.

두 사람의 관계는 서로 다른 상처와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우연한 만남을 통해 일상의 빈자리를 채워가는 과정에 가깝다. 남편과 사별한 춘희와 한국에서 생모를 찾는 민준은 서로 다른 이유로 과거와 현재 사이에 놓여 있지만, 피아노와 강릉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

예고편 후반부에는 삶과 이별을 바라보는 춘희의 담담한 목소리가 흐른다. "세상 모든 것은 돌고 돈다고 합니다. 해가 저물고 청춘이 지나가는 것도, 꽃이 피고 지듯이 우리가 만나고 헤어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겠지요?" 거창한 사건이나 극적인 갈등 대신 잔잔한 흐름 속에 만남과 이별을 보여주고, 다시 시작하는 삶을 바라보는 정서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강릉의 봄 풍경과 클래식 피아노 선율이 어우러지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예고편 마지막에는 지휘봉을 든 민준과 석양 속에서 미소 짓는 춘희의 모습, 거실 한가운데 놓인 그랜드피아노가 차례로 등장한다. 30년의 결혼 생활을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여성과 자신의 뿌리를 찾아 한국으로 돌아온 남성이 어떤 여정을 함께하게 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흐르는 여정〉은 삶의 한 시기를 떠나보낸 뒤에도 다시 새로운 관계와 일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강릉의 풍경과 피아노 선율에 담아낸 작품으로 보인다. 김혜옥과 저스틴 민의 만남, 여기에 김진유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올가을 극장가에서 어떤 여운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흐르는 여정〉은 오는 10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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