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스틸레이'가 기획부터 제작, 후반 작업까지 전 과정에 AI를 활용한 풀타임 AI 프로덕션을 내세우며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히 기술 실험에 머무르지 않고 캐릭터와 이야기, 액션과 감정을 갖춘 극장용 영화로 완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스틸레이'는 폭주한 AI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해 자신이 만든 AI와 아버지가 폐기한 전투 슈트를 활용해 최악의 바이러스에 맞서는 주인공 윤강의 이야기를 그린 SF 액션이다. 인간을 위협 요소로 판단하기 시작한 자율 판단 로봇 에이라(AIRA)에 맞서 윤강은 아버지가 남긴 전투 수트 스틸레이를 입고 자신이 만든 AI '아라'와 함께 인류를 위협하는 거대한 위기에 맞선다.
공개된 포스터에는 윤강과 전투 슈트 스틸레이가 담겼다. 최후의 결전을 앞둔 듯한 긴장감과 묵직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자, 판을 바꿔볼까?'라는 카피가 더해지며 AI 영화의 새로운 방향성을 예고하고 있다.
'스틸레이'의 가장 큰 특징은 제작 방식이다. 일부 장면에 AI를 활용하는 기존의 하이브리드 방식이 아니라 기획부터 제작, 후반 작업까지 전 과정에 AI를 적용했다. AI 영상에서 발생하기 쉬운 부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인물 표현을 줄이고 장면과 캐릭터의 비주얼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으며, 실제 성우의 연기를 기반으로 정밀한 립싱크를 구현하고 사운드 믹싱까지 더해 극장용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연출을 맡은 설우인 감독은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킹더랜드', '오아시스', '내과 박원장' 등에 출연한 배우이기도 하다. AI 옴니버스 영화 '코드G: 주목의 시작'의 '데이 원'을 통해 AI 영화 연출을 경험하였고, '스틸레이'를 통해 장편 SF 액션에 도전했다.
설우인 감독은 지난 4일 씨네진과의 인터뷰에서 "스틸레이를 만들면서 기술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지만, 결국 관객에게 남아야 하는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캐릭터와 이야기, 액션과 감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제작 과정에서 감독과 제작진이 선택하고 버려야 했던 결과물의 규모도 상당하다. 설우인 감독에 따르면 OK된 결과물을 제외하고도 남겨둔 컷만 약 1만 3천 개에 달한다. 그녀는 "그 수많은 결과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리고, 어떻게 연결해서 하나의 장면과 이야기로 완성할 것인지는 계속 사람의 판단을 거쳐야 했다"라며 AI가 제작의 도구일 뿐 최종적인 영화적 판단은 사람의 몫이었다고 설명했다.
후반 작업 역시 일반적인 극장용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편집과 더빙, 사운드, 믹싱, DI 등의 과정을 거치며 하나의 영화로 완성하는 데 집중했다. 설우인 감독은 "AI 기술을 사용했다는 것은 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는가에 대한 이야기이고, 극장에 들어선 관객이 평가하는 것은 결국 영화 자체"라고 말했다.
제작 기간은 약 6개월이었다. 설우인 감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프로젝트가 지난 9월 7일 용산 CGV에서 블라인드 시사를 진행했다고 알리며 "AI라는 새로운 장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내심과 끈기 하나로 부딪혔던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생성형 AI 기술이 제작 기간 동안에도 빠르게 발전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AI 기술의 발전을 막을 수 없는 만큼 앞으로 인간이 AI와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실제 블라인드 시사와 인사이트 토크를 통해 작품을 먼저 접한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 역시 "스틸레이를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라고 전하며 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영화 제작 방식에 주목했다.
'스틸레이'는 내달 2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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