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심은경…연극 '반야 아재'로 증명한 압도적 존재감

심은경의 눈빛이 객석 울렸다…실패와 절망 속에서도 살아가는 인간 군상 깊이 있게 그려내

사진=버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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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경의 연극 무대 도전작인 '반야 아재'가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립극단 신작으로 선보인 이번 작품은 러시아 문호 안톤 체호프의 대표 희곡 '바냐 아저씨'를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새롭게 번안한 작품으로 심은경의 연기와 한국적 정서가 결합하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이끌어내고 있다.

'반야 아재'는 도시에서 학문적 명성을 쌓은 세레브랴코프 교수를 위해 평생을 바쳐온 바냐와 조카 소냐, 젊은 아내 엘레나와 의사 아스트로프가 얽히며 무너져 가는 삶과 사랑, 좌절을 그려낸 작품이다. 한적한 시골 영지를 배경으로 인물들의 욕망과 후회, 현실에 대한 체념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체호프 특유의 비극적 아이러니를 담아낸다.

시대적 배경을 1930년대 말 경성의 정미소로 옮기며 한국적 정서와 근대사의 분위기로 바꿨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가족의 상실감과 인간의 무력함,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한국 사회의 정서 속에 녹여내며 원작을 새롭게 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대 위에 실제로 쏟아지는 비와 대극장의 공간감을 살린 연출 또한 작품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꼽힌다.

심은경은 극 중 서은희(쏘냐) 역을 맡아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실패한 짝사랑과 외모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가면서도 묵묵히 현실을 견뎌내는 인물의 감정을 눈빛과 호흡만으로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공연 후반부 심은경의 엔딩 독백은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렇게 아파도, 우린 도망가지 않았구나. 살아갔구나"라는 대사는 절망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는 인간의 의지를 담아내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담담하지만 절제된 감정 표현이 객석의 몰입을 극대화하며 눈물을 자아냈다는 평가다.

심은경은 "무대라는 공간에서 관객들의 숨결을 직접 느끼며 호흡할 수 있어 설렌다"라며 "마음 깊이 남을 작은 울림을 전하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공연 이후에는 "은희는 벼랑 끝에 서 있는 듯한 삶 속에서도 결국 살아내는 것이 가장 값진 일이라는 걸 깨닫는 인물"이라며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작은 한 발을 내딛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공연에는 심은경 외에도 조성하, 손숙, 남명렬, 기주봉, 정경순 등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출연해 탄탄한 연기 앙상블을 완성했다. 원작의 고전적 깊이와 한국적 번안이 결합된 '반야 아재'는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심은경의 성공적인 연극 데뷔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공연은 오는 3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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