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에서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장기 흥행에 성공한 영화 '주말 축구클럽의 기적'(원제: Wochenendrebellen, 영문: Weekend Rebels)이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들과 그의 아버지가 56개 축구장을 함께 순례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는 자신만의 규칙과 감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10살 소년 제이슨과 일 때문에 가족에게 소홀했던 아버지 미르코의 특별한 약속에서 출발한다. 아버지는 아들이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인생 축구팀'을 찾는 여정에 동행하기로 한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제이슨의 조건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독일 1·2·3부 리그 56개 축구 클럽의 경기를 모두 직접 본 뒤 가장 마음에 드는 팀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 황당해 보이는 약속은 독일 전역을 누비는 56주간의 여행으로 이어진다.
예고편만 봐도 흐뭇하다. 처음에는 제이슨이 공공장소에서 감각 과부하로 울음을 터뜨리자 주변 사람들이 버릇없는 아이라고 오해하는 현실을 담아낸다. 엄마는 "아스퍼거 증후군이에요"라고 화를 내지만, 주변에서 쉽게 이해할 리가 없다. 부모 역시 현실적인 피로와 갈등 속에서 흔들린다.
축구로 이슈를 전환하면서 분위기가 바뀐다. 또래 친구들이 어느 팀을 응원하느냐고 묻자 제이슨은 "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팬이야"라고 답하며 웃음을 준다. 그런 어설픈 면 덕분에 자신만의 기준으로 가장 좋아할 팀을 찾겠다고 선언하는 셈이다.
이후 독일 곳곳의 경기장을 배경으로 유쾌한 로드무비처럼 펼쳐진다. 제이슨이 팀을 평가하는 기준은 일반적인 축구 팬들과 전혀 다른 것 같다. 선수들의 축구화 색깔, 장애인 편의시설, 경기장의 역사, 팬 문화까지 세밀하게 관찰하며 자신만의 체크리스트를 만든다. 폭죽 소리와 응원 함성에 괴로워하는 순간도 있지만, 아버지는 조금씩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예고편 후반부는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응축한다. "내 머릿속에는 너무 많은 생각이 살고 있거든요. '내 머릿속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죠."라는 제이슨의 대사가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오로라, 별이 가득한 천문관, 밤의 축구장이 차례로 펼쳐지며 조금씩 제이슨에게도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암시를 보여준다.
"제이슨은 평생 자기만의 엘리베이터를 타겠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같이 타주는 것뿐이야"라는 아버지의 대사도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으로 남는다. 아들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부모가 도달한 진짜 성장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번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다. 영화는 독일 언론인 미르코 폰 유테르첸카(Mirco von Juterczenka)와 그의 아들 제이슨(제이슨 폰 유테르첸카)이 함께 쓴 자전적 에세이 'Wir Wochenendrebellen(우리는 주말 반란군)'을 원작으로 한다. 책에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팀을 찾기 위해 독일 프로축구 56개 구단의 홈경기를 직접 찾아다닌 실제 경험이 담겼다. 영화 역시 이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실제 부자가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원작 에세이는 독일에서 자폐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을 바꾼 기록으로 평가받았다. 아버지의 시선에서 아이를 치료하거나 정상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이해하려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아낸 덕분이다. 축구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언어였고, 경기장은 부자가 관계를 회복하는 공간이 됐다. 이러한 진정성이 영화에도 그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는 지난 2023년 독일 개봉 이후 입소문을 타며 장기 흥행을 이어갔고, 최종적으로 독일에서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전 세계 흥행 수익 역시 약 818만 달러를 기록했다.
보통 장애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극복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주말 축구클럽의 기적'은 제이슨이 세상에 적응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만의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축구는 승패가 아니라 관계 회복의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언급하는 아버지의 대사는 장애를 바라보는 현대적 관점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영화 '주말 축구클럽의 기적'은 이번 달 국내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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