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금기와 욕망이 낳은 괴물…영화 '레위기', 독창적 오컬트 호러의 탄생

선댄스·부천영화제 화제작…억압과 죄의식이 만들어낸 잔혹한 서스펜스

사진=찬란/(주)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찬란/(주)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레위기'가 종교적 금기와 억압된 욕망을 공포의 소재로 삼은 독창적인 오컬트 호러로 주목받고 있다.

'레위기'는 금기된 욕망이 끔찍한 저주로 나타나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한 괴물로부터 도망쳐야 하는 두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선댄스영화제 미드나잇 섹션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이후 장르 영화 팬들의 관심을 모았으며,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92%를 기록하며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도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 초이스 월드: 장편' 부문에서 작품상과 관객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공개된 예고편은 평범하고 고요한 외곽 도시에서 시작한다. 자전거를 타고 함께 들판과 도로를 누비는 두 소년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묘한 감정을 나눈다. 이후에 마을을 둘러싼 종교적 분위기가 드러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점차 위협받기 시작한다.

예고편에서는 '부도덕', '음란', '욕망' 등의 단어가 등장하며 불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종교 집회와 엄격한 신도들의 모습, 두 소년을 감시하고 제압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이어지면서 이들을 향한 종교적 억압을 암시한다.

이후 공포의 방향은 초자연적인 존재로 확장된다. "나처럼 생긴 환영이 보이면 절대 가까이 가지 마"라고 경고하는 대사가 섬뜩하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한 존재가 나타난다는 설정은 욕망과 죄의식, 공포가 뒤섞인 심리적 불안까지 자극한다.

공간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어두운 골목과 텅 빈 수영장, 야간 버스 정류장 등 익숙한 일상의 장소가 불길한 공간으로 변하고, 창문에 묻어나는 피와 거울 속 환영, 불길에 휩싸인 인물, 비명을 지르는 모습 등이 빠르게 교차한다. 괴물이 직접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보다 환영과 흔적을 통해 존재감을 키우는 방식이 긴장감을 높인다.

후반부에는 "그들은 우리가 두려워하길 원했던 거야"라는 대사가 나오며 공포의 본질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단순히 초자연적인 존재에게 쫓기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을 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포와 그 공포가 실제 괴물로 구현되는 과정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영화의 제목인 레위기 역시 이러한 설정과 맞물린다. 구약성경의 레위기는 종교적 율법과 금기, 정결과 부정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성서로, 영화는 이를 직접적인 공포의 배경으로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예고편은 종교적 규율이 개인의 욕망을 억압하는 현실과 그 억압이 초자연적인 공포로 변하는 과정을 겹쳐 놓으며 독특한 장르적 색깔을 드러낸다.

정형화된 점프 스케어나 괴기 중심의 공포보다는 종교적 금기와 욕망, 억압이라는 소재를 통해 서스펜스를 구축하는 '레위기'가 어떤 방식으로 공포의 실체를 완성할지 관심이 모인다. '백룸', '옵세션' 등 최근 장르 영화들과 함께 기존 호러의 문법을 비틀며 새로운 공포를 보여줄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영화 '레위기'는 내달 21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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