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진 프리뷰] 소지섭이 선택한 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여 안녕' 국내 상륙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 속 절망 속 피어난 사랑과 음악

사진=찬란 제공
사진=찬란 제공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바 있는 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여 안녕(공동제공 소지섭, 51k/수입·배급 찬란)'이 국내 개봉을 확정했다. 경제 위기로 모든 것이 멈춰버린 2001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이민을 결심한 한 음악가가 사랑과 탱고를 통해 다시 삶의 박자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낭만 탱고 시네마다.

영화는 떠나야만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고 믿었던 반도네온 연주자 훌리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하루아침에 은행 거래가 제한된 훌리오는 이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차를 팔고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떠날 준비를 한다. 이후 예상치 못한 사고와 사랑, 음악을 통해 자신이 떠나려 했던 도시와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전주국제영화에서 공개한 바 있는 예고 영상은 낡고 고풍스러운 바에서 시작한다. 반도네온과 콘트라베이스, 피아노가 어우러지면서 보컬의 애수 어린 탱고가 흐르고, 밤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지나가는 자동차 안에서 엠파나다를 나눠 먹는 음악가들의 모습이 나온다. 화려한 도시의 낭만과 녹록지 않은 음악가들의 현실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훌리오의 고민은 뜻밖의 사고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이민을 위해 차를 팔려던 훌리오는 노란색 택시와 충돌하면서 여성 택시 기사와 마주하게 된다. 사고 직후 두 사람은 도로 한가운데서 거칠게 언쟁을 벌이지만, 이후 수리비 보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여성의 집에서 다시 만나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예고편에는 당시 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를 보여주는 TV 뉴스와 시위 장면이 등장한다. 거리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고, 은행 앞에서는 예금을 돌려받지 못한 시민들이 유리창을 두드리며 항의한다. 냄비를 두드리는 시위대의 모습과 은행을 향해 분노를 표출하는 훌리오의 모습은 국가적 위기가 당시 얼마나 심각했는지 보여준다.

모든 것이 멈춰버린 듯한 상황에서도 음악은 다시 시작된다. 절망에 빠진 음악가들이 모인 술집에 백발의 노신사가 등장해 합주를 독려하고, 이후 빠른 탱고 리듬과 함께 분위기를 전환한다. 택시에 빼곡하게 올라탄 음악가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바에서는 사람들이 서로를 끌어안은 채 탱고를 춘다. 경제적 위기 속에서도 사랑하고 농담하며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영화의 따뜻한 정서를 보여준다.

아마도 훌리오의 변화가 영화의 핵심으로 보인다. 떠나야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그가 정작 떠나려는 순간, 사랑하는 사람과 음악, 그리고 자신이 살아온 도시를 다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익숙한 삶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선택하는 것,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것으로 보인다.

메인 포스터는 영화의 두 축인 음악과 로맨스를 한 화면에 담았다. 무대 위에서 반도네온을 연주하는 밴드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과 함께 택시 앞에 나란히 앉은 훌리오와 마리엘라의 모습이 배치됐다. 아르헨티나를 연상시키는 색감과 리드미컬한 타이포그래피가 탱고 특유의 활기를 더하고 있다. '인생의 정답은 누구도 몰라요'라는 카피는 훌리오가 맞닥뜨린 선택과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함축한다.

'라스트 탱고', '마지막 갈채 - 탱고 카페 엘치노' 등을 통해 음악과 탱고를 꾸준히 다뤄온 게르만 크랄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일상에 흐르는 탱고를 이야기의 중심에 놓았다. 아르헨티나에서 사랑받아온 탱고 명곡과 실제 현지 뮤지션들의 연주가 영화 전반에 흐르며 도시의 풍경과 인물들의 감정을 음악으로 연결한다.

제40회 마이애미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에도 작품에 대한 해외 매체들의 평가가 이어졌다. 'Los Angeles Times'는 "유머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신선하고 희망적인 시선"이라고 평가했으며, 'Shadows on the Wall'은 "맥동하는 탱고 리듬과 부드러운 낙관으로 가득한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라고 소개했다. 'Cinéfilo Serial'은 "뿌리내림에 관한 향수 어린 이야기"라며 영화의 정서를 소개했다.

경제 위기로 도시의 돈과 미래가 얼어붙은 순간에도 사람들의 음악과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여 안녕'은 위기의 시대를 배경으로 탱고와 로맨스, 유머를 버무려 다시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여 안녕'은 내달 2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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