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을 잃은 여자 앞에 처음 보는 남자가 나타나 '남자친구'라고 주장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익숙한 기억상실 로맨틱 코미디처럼 보인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의 예고편을 살펴보면 이 익숙한 설정에 한 가지 의문을 끼워 넣는다. 장태하(정해인)가 왜 고은새(하영)의 남자친구인 척해야 하는가. 장태하는 앞서 검사를 살해하라는 사주를 받는 듯한 장면이 나왔고, 바로 그 검사가 고은새다.
'이런 엿같은 사랑'은 기억상실에 걸린 여자와 자칭 남자친구의 유쾌한 동거라는 표면 아래 예상보다 어두운 이야기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인 예고편에서는 장태하가 고은새를 보호하려는 다정한 남자로 묘사되고 있지만, 앞서 공개된 티저 예고편에서는 두 사람이 처음부터 안 좋은 사건으로 얽혔을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스포츠카에서 붉은 하이힐을 신고 내리는 모습부터 선글라스를 벗는 당당한 표정, 화려한 사교 공간까지 이어지면서 고은새가 어떤 세계에 살던 인물이었는지를 짧은 시간 안에 각인시켰다. 이어서 카지노를 연상시키는 화려하면서도 어두운 공간에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나타나고 "검사 하나를 묻어야겠는데 네가 해 줄 수 있겠냐?"는 허성태의 의미심장한 대사가 들린다. 이어서 차량을 직접 폭발시키고 도주하는 듯한 장태하의 모습이 보인다.
메인 예고편은 고은새가 병원에서 깨어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마에는 상처가 남아 있고 양손에는 붕대가 감겨 있다. 차량 폭발로 인한 피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자신의 손을 바라보는 고은새의 황당한 표정과 의사 역할을 맡은 최대훈의 익살스러운 모습부터 웃음을 주기 시작한다.
곧 고은새가 보여주는 황당한 표정과 빠른 호흡의 편집을 통해 처음부터 코미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살해를 사주받은 것으로 보이는 장태하가 나타나 "네 남자친구"라고 말하자, 고은새는 오히려 잘생긴 장태하를 보며 반가워한다. 기억을 잃은 여주인공을 가련하거나 청순하게 묘사했던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문법과는 거리가 있다.




드라마의 대부분은 '엿마을'이라는 시골 마을에서 전개되는 것으로 보인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과 오래된 차량, 엿공방이 이어지는 거리와 주민들이 등장하면서 작품의 분위기도 크게 달라진다. 고은새에게는 기억에도 없고 자신의 취향과도 전혀 맞지 않는 낯선 세계다.
고은새는 무당과 뒤엉켜 기물을 부수기까지 하며 좀처럼 엿마을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도시에서 살아온 엘리트 검사가 살해당할 위기에 몰리고, 기억상실증에 걸리자 복잡한 사연으로 장태하와 함께 시골 마을로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 장태하와 의도치 않게 사랑에 빠지는 전개로 갈 가능성이 높다.
제목의 '엿'이 중의적으로 활용된다. 실제 엿을 만드는 마을이면서 두 사람의 인생이 제대로 꼬였다는 의미의 '엿됐다'가 겹쳐진다. 메인 포스터에도 두 사람 주변에 각종 물건을 소용돌이치듯 배치하고 "달콤하게 꼬였다. 완전히 엿됐다!"라는 문구를 내걸면서 이러한 방향을 강조한다.
예고편 후반부를 보면 노을을 배경으로 손을 잡은 두 사람의 모습 뒤로 갑작스러운 자동차 추격 장면이 이어지고, 장태하가 급하게 핸들을 돌리는 모습이 나온다. 고은새를 끌어안아 보호하는 장면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후반부는 액션 스릴러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이런 엿같은 사랑'은 내달 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며 총 12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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