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딥 워터(DEEP WATER)'가 비행기 추락이라는 재난과 함께 식인 상어와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영화는 로스앤젤레스발 상하이행 여객기가 화재로 폭발해 태평양 한복판에 추락하면서 시작된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승객들은 침몰하는 기체 안에서 탈출을 시도하지만, 바다에는 굶주린 식인 상어 떼가 기다리고 있다. 영화는 '가라앉기 전에, 잡아먹히기 전에 탈출하라'는 극한의 생존 조건을 전면에 내세운다.
예고편만 보더라도 영화는 아주 섬뜩하다. 햇살이 비치는 공항과 평온한 조종석에서 시작한다. 기장과 부기장이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여객기가 노을빛 하늘을 가르며 이륙하는 장면은 이후 벌어질 참사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화물칸에서 발생한 의문의 화재와 함께 위기가 시작된다. 화염이 기체 내부를 집어삼키고, "메이데이, 메이데이!"라는 다급한 교신이 이어진다. 엔진에 불이 붙은 여객기는 고도를 잃기 시작하고, 기내에는 산소마스크가 떨어진다.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뒤엉키는 장면은 재난의 공포를 빠르게 끌어올린다.
흥미로운 지점은 추락 이후부터 시작된다. 일반적인 재난 영화라면 생존자들이 구조를 기다리거나 육지를 찾아 이동하는 과정이 중심이 될 수 있지만, '딥 워터'에서는 바다에 떨어지는 순간 또 다른 위기가 시작된다.
잔해만 남은 여객기가 바다 위에 떠 있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 승객들이 상황을 파악하는 사이 수면 아래에서 상어의 지느러미가 모습을 드러낸다. 예고편의 카피인 "비행기 추락은 시작에 불과했다"라는 영화의 구조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침수되기 시작한 기체 내부에서 승객들이 탈출구를 찾아 움직이고, 수면 아래에서는 여러 마리의 상어가 주변을 맴돈다. 특히 밤바다에서 조명탄이 터지고 어둠 속 수면 아래로 상어들이 움직이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검은 배경을 바탕으로 붉은색의 굵은 타이포그래피를 삽입해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가라앉거나, 잡아먹히기 전에 탈출하라"라는 문구는 영화의 위기를 제대로 압축해서 보여준다. 기체는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고, 바깥에는 상어가 있다. 즉 생존자들에게는 어느 쪽도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 주어진다.




이 지점에서 '딥 워터'의 차별점이 드러난다. 비행기 추락과 상어라는 두 가지 익숙한 장르적 소재를 단순히 병렬적으로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행기 추락이라는 재난으로 시작했다가, 상어와의 대면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영화의 무대가 태평양 한복판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육지가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서 구조 요청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침몰한 여객기라는 폐쇄 공간과 바다라는 공간이 동시에 공포를 유발한다.
'다크나이트'의 아론 에크하트와 '아이언맨3'의 벤 킹슬리가 각각 기장과 부기장으로 출연하고, '다이하드 2', '롱 키스 굿나잇', '클리프행어' 등 액션 장르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레니 할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편 영화 '딥 워터'는 내달 9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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