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후기] '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 일본화를 품은 시노미야 요시토시 감독의 첫 데뷔작

'파리스 그린'으로 물든 여름…시노미야 요시토시 감독의 빛나는 작화

사진=㈜미디어캐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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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 그린이 밝은 날에(원제 A NEW DAWN)'는 시각적으로 높이 평가할 만한 작품이다. 단순히 작화가 좋다기보다, 불꽃 공장이라는 배경 주변으로 스며드는 여름의 공기와 빛, 바람, 녹색 계열의 색감들이 진짜 주인공처럼 보인다. 그런 면에서 '파리스 그린'은 작품의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괜찮은 키워드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색감이 자연의 느낌이 나는 청록색이다. 간혹 인공적이고 화학적인 느낌이 있지만, 작품의 배경이 되는 불꽃 공장과 제법 잘 어울린다. 푸르른 공간인 동시에 철거를 앞둔 장소라는 점에서 양가감정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다만 사건을 깊게 따라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 전개를 기대했다면 다소 공허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슈하리'라는 불꽃에 대해 처음 얘기할 때부터 정보 제공이 꽤 늦는 편인데, 관객의 호기심을 이끌고 단서를 조합한다면 나쁘지 않지만, 이게 정서적으로 잘 연결되지 않는다. 케이타로와 그의 형 치치, 소꿉친구 카오루가 재개발 위기에 처한 불꽃 공장을 지키려는 배경에 대해 감정이 잘 쌓이지 않는 것이다. 최소한 그들이 걱정하는 것이 무엇이며, 각자에게 불꽃 공장이 어떤 의미인지 정도는 충분히 잡아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것이 없으면 세 사람의 정서가 하나로 연결되지 않고, 그저 내밀한 사정이 있다 정도로 짐작하는 방법밖에 없다.

사진=㈜미디어캐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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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공장에서 케이타로를 나오게 하려는 형 치치와 부탁을 받은 카오루가 재회하는 장면부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누군가가 불꽃 공장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지켜낸 사람들에 대한 서사도 나온다면 갈등의 수위도 점점 올라갈 것이다. 그저 이미지로 인한 분위기와 암시 정도만 계속 나열하면 그저 예쁜 색감 속에 머물게 할 뿐이다.

감독 시노미야 요시토시의 행보를 보면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다. 일본화를 바탕으로 한 회화와 영상 작업을 한 애니메이터로, 산카이 마코토 감독의 '언어의 정원' 포스터 일러스트와 배경 미술을 맡았고, '너의 이름은'에서는 회상 장면 연출과 원화를 맡았다. 그의 인터뷰를 보면 일본화의 매력을 담아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분명히 감독의 의도는 성공적이다. 공간을 아름답게 만드는 능력은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아주 큰 재능이다. 불꽃 공장을 보면서 재개발하기 아깝다고 느낄 정도였다. 그만큼 감독의 작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에메랄드 빛의 색감, 청록색, 파스텔 톤의 청색과 노란색이 오묘하게 어우러진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작품의 주제가 절로 떠오르게 된다.

사진=㈜미디어캐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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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 그린'이라는 색은 정말 잘 어울린다. 자연의 초록도 아니고, 그렇다고 상업적인 분위기의 차가운 색도 아닌, 약간 인공적인 느낌. 낡은 공장과 여름 풍경, 재개발이라는 어두운 주제가 섞이기 좋은 색이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이 작화만으로만 기억된다는 점에서 아쉽다. 불꽃 공장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아름답지만, 서사적으로는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것이다.

'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는 괜찮은 장편 데뷔작이지만 동시에 단점도 선명하다. 감독은 분명히 시각적으로 뛰어난 감각이 있지만, 서사를 끌어가는 추진력도 필요해 보인다.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소년과 소녀의 만남처럼 익숙한 청춘 애니메이션의 공식으로 시작했다고 하는데, 차기작에는 섬세한 감성을 다룬 작품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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