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기사에는 영화 '마티 슈프림'의 주요 전개와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쉬 사프디 감독은 마지막까지 '꿈'을 강조했다. 마티가 좇던 꿈이 사라지고 새로운 운명이 다가오는 것처럼, 우리도 이러한 여정을 통해 꿈을 먹고 살아가고 있다. 감독이 역설한 것처럼 꿈을 꾸면서 살아야 더 나은 운명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날 2일 진행된 조쉬 사프디 감독의 기자 간담회에서는 'Infinity(무한성)'라는 말이 유독 귀에 들어왔다. 마티가 자신을 브랜드화, 혹은 위대함을 위해 무한의 영역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분투했기 때문이다. 마티는 자신이 갑자기 지구 위에 뚝 떨어졌고, 자신의 재능과 기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덕분에 남들이 뭐라고 하든 폭주기관차처럼 달리고 있으며, 비관적인 상황을 전혀 전제하지 않고 있다. 그런 면에서 마티는 단지 철이 없는 무지한 캐릭터가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구해 내는 사람이다.
감독은 영화 속에서 흘러나왔던 '티어스 포 피어스(Tears for Fears)'의 곡 '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를 언급했다. 'Welcome to your life(네 인생에 온 걸 환영해)'라는 첫 가사에 담아낸 정서와 분위기를 영화에 고스란히 투영했다. 이 곡을 비롯해 당시의 뉴웨이브 음악들과 록 음악들이 씁쓸하고 우울한 정서를 담아낸 것과 동시에 실존적인 고민을 경쾌하고 비트 있게 실어냈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특히 아기를 바라보는 마티의 마지막 결말이 티어스 포 피어스의 정서와 나란히 맞추는 직업이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그런 면에서 감독은 뉴웨이브 음악들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극적인 장면이 많아서 허구의 비중이 꽤 높아 보였다. 씨네진의 이러한 질문에 감독은 예상대로 실제 인물인 마티 라이스먼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그에게 영감을 준 것은 탁구를 잘 치는 삼촌과 마티 라이스먼의 자서전에 나온 탁구 클럽, 아시아에서 일어난 부흥과 당대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이었다. 어쩌면 이 영화는 감독의 운명이었을 지도 모른다. 마티 라이스먼의 라이벌로 알려진 디키 마일즈가 실제로 삼촌과 탁구를 즐겼고, 유대인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 자리에 정기적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감독은 덕분에 자연스럽게 탁구에 관심이 생겼고, 이후에 마티 라이스먼의 자서전을 통해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마티는 분명히 나쁜 사람으로 보이지만, 어느 순간에 그를 응원하게 된다. 감독의 전작인 '굿타임'이나 '언컷 젬스'에서도 이런 캐릭터들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 감독이 이렇게 불완전한 인간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어린 시절 영향이 컸다. 주변에 결함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고, 어린 시절의 순수한 마음으로 긍정적인 면을 찾다 보니 지금의 제작 전반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소년과 같은 순수한 눈빛을 한 티모시 샬라메가 마티 역할에 제격이었다.
감독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늘 고민하는 정체성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한때 왜 태어났는지, 내 인생은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고민했다. 마티는 그 답을 탁구에서 찾았다. 거짓말도 하고, 사람도 이용하고, 돈도 밝히고, 허세도 심한 마티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사실 우리 사회는 사람을 너무 쉽게 재단한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으로 쉽게 나눠 버린다. 감독은 그 사람의 단점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선한 마음을 바라보는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이러한 점을 사회의 고정관념과 과감히 맞서는 모습이라고도 해석한다. 그러한 신념이 영화 속 캐릭터로 투영되고 있는 것이다.
마티가 아기를 바라보는 순간을 '무한성'과 연결시킨 감독의 멘트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마티의 꿈은 거의 끝났지만, 다른 무한한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마티의 새롭게 시작되는 여정의 끝은 알 수 없지만, 그러한 운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무한한 감동을 준 것이 아닐까.
한편 영화 '마티 슈프림'은 지난 1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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