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승아 배우와 인터뷰하면서 수아를 이해하는 방식이 꽤 직관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공갈빵'에 비유한 점은 쉽게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수아는 부잣집 딸이고, 좋은 집에 살아서 부족한 게 없어 보이지만, 부모 때문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다. 그런 수아에 대해 '공갈빵'이라는 아주 쉬운 이미지 하나로 잡아낸 것이다.
수아를 만날 수 있다면 "상처는 그냥 놔두지 말고 덧나지 않게 치료해야 한다"라고 전하는 말은 공갈빵 비유와 연결된다. 자기 안의 빈 곳을 인정하고, 마음을 열어 내면의 상처를 인정하라는 뜻이다. 수아의 행동에 책임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을 만든 상처를 방치하면 더 큰 문제가 되니까.
아래는 문승아 배우와의 일문일답.
- 수아는 버릇없고 제멋대로지만, 아버지의 기대와 압박에 힘겨워합니다. 배우님은 처음 수아를 어떤 캐릭터로 이해하셨나요? 연기를 하시면서 수아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부분도 있었나요?
"저는 수아가 공갈빵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겉으로는 풍성해 보이지만 속은 텅 비어 있는 빵처럼, 수아도 사실은 굉장히 외로운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수아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좀 더 이해할 수 있었고, 그래서 점점 더 애틋하게 느껴졌어요."
- 수아와 영선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이가 좋지 않은데, 실제로 최명빈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명빈 언니랑은 너무 좋아요. 촬영하면서 같이 테니스도 치고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는데, 지금은 진짜 엄청 친해졌어요. 같이 디저트 카페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예쁘게 입고 만나서 사진도 찍고 공주놀이도 많이 해요. 근데 오히려 촬영할 때는 너무 가까워지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수아랑 영선은 처음부터 어느 정도 어색함이 있는 사이니까, 그 어색함이 있어야 두 사람의 관계가 더 자연스럽게 보일 것 같았어요.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영선이랑 수아의 그림이 잘 완성된 것 같아요."
- 수아는 영선을 좋아하다가 질투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연기하면서 가장 표현하기 어려웠던 수아의 감정은 무엇이었나요?
"수아는 감정이 다 드러나는 인물이라 그게 좀 어려웠어요. 감정이나 기분에 따라 목소리 톤도, 말투도, 표정도 다 달라져야 했거든요. 계속 변하는 수아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게 가장 고민됐던 것 같아요."

- 수아는 아빠와 있을 때 긴장하고 눈치를 많이 봅니다. 수아 아빠를 연기한 김태훈 배우와는 촬영할 때 어떠셨나요? 수아와 아빠의 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나눈 이야기가 있으셨나요?
"김태훈 배우님은 정말 멋진 대선배님, 대배우님 느낌이 크지만, 현장에서는 너무 재밌으시고 편하게 해주세요. 근데 수아랑 아빠는 극 중에서도 다양한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공감하는 관계는 아니잖아요. 그래서 촬영할 때도 일부러 가까워지려고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그런 거리감이 수아랑 아빠의 관계를 표현하는 데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어요."
- 수아는 엄마를 가장 원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수아 엄마를 연기한 유다인 배우와 함께 호흡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느끼셨나요?
"유다인 배우님은 진짜 사랑이 넘치시는 분 같아요. 너무 잘해주시고 다정하셨고, 여려 보이는 모습도 있으셔서 저는 진짜 지영이라는 인물과 너무 잘 어울리신다고 생각했어요. 수아가 엄마를 많이 원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수아가 엄마를 정말 진심으로 원망하고 싫어하는 게 아니라 '엄마 진짜 미워! 나 너무 힘들어! 그냥 좀 더 사랑해 주지, 나 사랑받고 싶었어'라고 말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했어요."



- 수아를 연기하면서 영선에게 미안했던 감정이 많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 배우님이 수아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저는 수아를 혼내거나 꾸짖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수아가 너무 애틋하거든요. 그냥 이런 말을 해주고 싶어요. 우리 모두는 어딘가 부족한 상태로 살아간다고. 스스로 속이 텅 빈 공갈빵 같다고 느껴질지라도 그 안을 가득 채워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비어 있는 스스로의 마음을 열어보는 거라고요. 어디가 비어 있는지, 어떻게 채워나갈지는 그 뒤의 일이니까요. 그러니까 스스로 부족하거나 아픈 부분을 감추지 말고 직접 마주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해주고 싶은 말은 '수아야, 상처는 그냥 놔두지 말고 덧나지 않게 치료해야 해.'"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는 내달 2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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