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진 인터뷰] "스스로 칭찬하고 싶었던 연기는" '캐리어를 끄는 소녀' 최명빈이 전하는 영선의 진심

"미움받을까 걱정했지만 끝내 응원하게 된 아이"…최명빈이 마주한 영선

사진=싸이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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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빈은 영선에 대해 상당히 성실하게 준비한 배우였다. 오랫동안 외로운 시간을 버텼고,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해서 내면이 단단하고, 테니스를 통해 페이스를 조절하는 영선 캐릭터의 여러 요소를 연결하여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특히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영선만의 성격에 대해, 배우 본인이 꽤 구체적으로 자신의 연기를 관찰하고 있다는 점이 엿보인다. 눈빛이나 눈의 미세한 떨림으로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다는 설명에서 영선이라는 캐릭터가 얼마나 어려운 역할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됐다.

아래는 최명빈 배우와의 일문일답.

-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영선은 어떤 아이처럼 느껴졌나요? 촬영을 마친 뒤 영선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부분도 있었나요?

"맨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가족을 가지고 싶은 영선이의 마음이 가장 먼저 느껴졌습니다. 동시에 가족을 원해서 하는 영선이의 행동들이 마냥 아이답지만은 않아서, 어떤 면에서는 미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영선이가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촬영을 하면서 영선이뿐 아니라 모든 인물이 각자의 결핍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선이도 자신만의 의지와 용기를 가진다면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아이라고 생각했고 의미 있는 삶이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촬영을 마칠 때쯤에는 더욱 영선이를 응원하게 된 것 같습니다."

- 영선은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 영특해진 소녀로 보입니다. 이런 영선을 연기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었나요?

"영선이는 단단하고 똑똑하고 또 용기 있는 친구이지만 한편으로는 가족에 스며들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행동들이 자칫 미워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선이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라면 어땠을까'를 많이 생각해 봤고, 감독님과도 많이 상의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시는 분들께 영선이의 상황과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 영선은 힘든 상황에서도 크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장면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연기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말씀하신 것처럼 영선이는 감정을 크게 드러내는 인물은 아닙니다. 감독님께서도 영선이는 오랜 시간 다져온 단단함이 있고 또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한 인물이라 겉으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 역시 영선이가 오랫동안 외로운 시간을 혼자서 꿋꿋하게 버텨온 만큼 단단한 내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테니스라는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하는 데 익숙한 아이라는 점도 영선이의 성격과 맞닿아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감정을 크게 표현하기보다 미세한 변화를 보여주고자 했고, 그 과정이 어렵기도 했지만 감독님의 세심한 디렉션을 받으면서 함께 고민하고 영선이라는 인물을 잘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사진=싸이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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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당 코치나 수아 가족과 대화를 하면서 인상 깊은 대사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배우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와 그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두 가지 대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수아 엄마가 영선이에게 "세상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어. 그건 그냥 어쩔 수 없는 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마음 아픈 대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수아가 영선이에게 "테니스가 왜 좋아?"라고 묻는 장면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에 대한 영선이의 대답에는 가족을 갖고 싶고, 이들이 자신을 받아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영선이에게 테니스는 단순히 좋아하는 운동을 넘어 살아가는 힘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던 대사라 특히 마음에 남았습니다."

- 영화를 위해 문승아 배우님과 테니스를 직접 배웠다고 들었습니다. 문승아 배우님과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나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테니스를 처음 배워보는 거라 4개월 정도 꾸준히 수업을 받으면서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아무래도 운동 신경이나 힘 조절이 실제 선수분들과는 다르기 때문에 촬영 현장에서도 코치님의 지도하에 움직임을 맞추며 장면을 만들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테니스를 치면서 연기를 해야 하는 장면들이라 대역 없이 경기 장면을 직접 소화해야 했는데요. 그늘 없는 햇빛 아래에서 오랜 시간 랠리 장면을 촬영하다 보니 눈이 빨갛게 충혈되기도 했어요. 그 모습이 화면에 그대로 담겼는데, 현장에서 느꼈던 영선이의 감정과 치열함이 자연스럽게 표현된 것 같아 기억에 남습니다."

사진=싸이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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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선을 연기하면서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스스로 "이건 정말 잘했다"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영선이는 감정을 크게 드러내기보다 미세한 변화로 마음을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눈빛이나 눈의 미세한 떨림으로 영선이의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영선이의 마음을 잘 보여준 것 같아서 스스로도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는 내달 2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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