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진 인터뷰] '리틀 드리머즈' 레퍼런스 없는 세계를 탐구한 이광호 감독

뻔한 영화가 되길 거부한 이광호 감독의 가장 솔직한 고백

사진=한국영화아카데미/필름다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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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드리머즈'는 꿈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는 작품으로, 연출을 맡은 이광호 감독 역시 작품만큼이나 자유로운 면이 있었다. 거창한 말로 포장하기보다 자신의 경험과 작업 과정에서의 고민을 솔직하게 꺼내 놓는다. 익숙한 영화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고, 관객에게 모든 것을 설명하는 방식도 피하고 싶었다. 그렇게 완성된 '리틀 드리머즈'는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고자 한 욕심과 익숙한 서사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감독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래는 이광호 감독과의 일문일답.

- 매끄럽게 잘 만든 것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다가 실패했다는 평가를 듣는 편이 낫다고 말씀하신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감독님께서 생각하신 새로운 시도는 무엇이었으며, 이런 결정을 내리신 계기가 있었나요?

"우선은 두 캐릭터를 꿈을 통해 부딪히게 하는 것이 도전 과제였는데, 개인적으로는 스토리텔링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것이 가장 큰 실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건우의 이야기는 명확하게 시간 순서대로 풀어내는 반면, 미나는 모호한 이야기를 시간 역순으로 풀어내는 시도를 했습니다.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는 두 주인공 모두 따라가는 관객들도 있겠지만, 시간 순으로 전개되는 건우에게만 공감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시나리오 단계에서 스태프들 사이에서는 건우와 미나 모두 공감할 수 있다는 입장이 나왔고, 시은이나 재성을 이해한다는 반응도 있었어요. 물론 영화로 보고 났을 때는 관객이 어떻게 느끼는지는 또 다를 것 같고요.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단순했어요 제가 쓴 원안은 완전히 달랐는데 이미 너무 봐온 영화 같았고, 그걸 스스로 보고 싶지 않았어요. '레퍼런스가 뭔지 모르겠다' 하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중학생이었으면 어떻게 접근했을까' 하며 시나리오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바꿨던 것 같아요."

사진=한국영화아카데미/필름다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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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과 빨래방 무지개색 양말 등 상징적인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이런 이미지들을 배치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신 점이 무엇이었나요?

"'리틀 드리머즈' 말고도 다른 시나리오들을 쓰면서 항상 꿈과 숲의 이미지에 대한 생각이 많았어요. 아마도 많은 창작자들이 숲을 꿈과 연결하는 것은 숲이 주는 신비로움과 어디가 어딘지 모르는 미스터리한 느낌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빨래방은 현실에서 꿈으로 가면서 인생이 세탁된다는 장소라고 배우들에게 설명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한 쪽 양말이 세탁기에서 항상 사라지는 것을 요섭이 가져간다는 설정을 넣은 것부터 출발한 것 같습니다.

무지개색 양말은 김선하 미술감독님의 아이디어입니다. 미나의 소품과 연결하는 것까지도 미감님의 아이디어가 거의 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양말에 대한 대화는 많이 했지만, 사실은 상징으로 분명하게 보이지 않게 하려고 했습니다. 미술감독님과 곳곳에 우리끼리만 아는 작은 디테일들을 넣어놨는데 캐치할 사람들은 캐치할 것으로 믿습니다."

- 요섭과 미나를 따라다니는 두 여학생은 현실과 꿈의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만드는 캐릭터들입니다. 이들을 설정하고 연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점은 무엇이었나요?

"수연과 은혜가 미나 방에서 등장하는 것이 이 모호함을 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꿈이 현재처럼 느껴지는 거에 초점을 맞췄는데, 수연과 은혜가 나오는 플래시백 장면이 미나에게는 불안한 순간입니다. 그러한 악몽이 관객에게 전달되는 것 같아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하지만 이 전체적 모호함은 미나의 이야기가 모호한 데다 거꾸로 진행되고, 마지막 미스터리가 풀어져도 명쾌한 답변이 아니라서 그런 느낌을 가중시킨다는 생각이 들어요. 수연과 은혜의 설정 자체가 뭔지 알 것 같으면서 뭔지 잘 모르겠는 모호한 문제, 해가 안 될 것 같은 친구들이면서도 해가 될 것 같은 느낌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일부 관객에게 혼란을 주는 것 같아요."

사진=한국영화아카데미/필름다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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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중심에는 건우와 미나가 서로의 상처를 공유하며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있습니다. 두 인물을 보면 세대도 그렇고 처지도 달라 보이는데요. 서로 달라 보이는 두 캐릭터를 연결하고자 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기억에 크게 남는 것을 찾아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나와 너무나도 배경도 다른 사람과 무언가 닿는 순간이 기억에 가장 크게 남는 것 같아요. 물론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끼리 공감하는 경우는 대부분이지만 '이상한 기억'으로 남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실제 기억과 영화상 캐릭터에 맞게 변형하면서 이야기가 이렇게 완성된 것 같아요. 이 영화는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서로 터치되는 그 잠깐의 순간을 향해 가고 있어요. 많은 로맨스물이 이런 노선을 선택하기에, 연출하면서는 30대 남자와 17살 여고생의 로맨스처럼 그려지지 않게 하려고, 남녀 사랑처럼 느껴지지 않게 하려는 것을 가장 경계하면서 찍었던 것 같아요.

닿을 수 없는 두 사람이 닿는 것만큼 영화적인 순간은 없지 않을까요?"

- 영화에는 청년들의 현실적인 문제가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기묘한 판타지의 형식으로 풀어낸 이유가 있었나요?

"'리틀 드리머즈'는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씩 각 캐릭터에 넣었습니다. 건우는 저와 제 주변의 친구들 얘기가 담겨있고 미나는 과거의 제 가족과 공유된 이야기들이 담겨있습니다. 제 자신과 거리를 두기 위해 캐스팅 과정에서 배우들을 저와 정말 다른 성향을 지닌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제 얘기를 넣게 되니 아무래도 청년들의 현실적 문제가 자연스럽게 들어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담이지만 김세원 배우와 저희 스크립터가 저보고 건우와 미나 둘 다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두 친구가 둘 다 고향이 여주라고 하던데, 거기 사람들은 누군가를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나 봐요. 어쨌거나 그 둘 앞에서 얘기를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웃음)"

사진=한국영화아카데미/필름다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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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가 모호해서 어렵다고 느끼는 관객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실과 꿈의 경계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여기서부터는 꿈이고 여기서는 현실이야' 하는 설명을 하는 방식은 너무 오래된 스토리텔링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꿈을 설명해 주는 컷들이 몇 개 있는데 편집 과정에서 다 삭제했습니다. 그것이 있다고 해도 명쾌한 답변이 되지는 않은 것 같아 최소한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가짜 논리를 머릿속에 넣으면 더 가짜라고 느낀다고 생각했어요. 관객을 설득하려고 감독이 애쓰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어요. 최대한 티 안 나게 넘어가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제가 이를 선택한 것은 일부러 불친절한 영화여도 괜찮다 한 것은 아니고 '관객은 상당히 똑똑하다. 각자 알아서 해석한다'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작으로 이 영화를 완성하셨습니다. 지금 다시 '리틀 드리머즈'를 본다면 끝까지 지키고 싶은 한 가지와 다르게 해보고 싶은 선택 한 가지는 무엇인가요?

"끝까지 지키고 싶은 건 서로 세대와 처지가 다른 두 인물의 갈등을 그리는 것입니다. 가끔 '미나의 얘기를 명확하게 가는 게 맞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이 시도는 다시 해볼 것 같습니다.

다르게 해보고 싶은 것은 '논리적이지 않는 결말'로 가보는 것입니다. 제가 사실 찾고 싶은 결말이 있었는데, 한국영화아카데미가 통과 시스템이 있다 보니 제 결말이 심사 과정에서 통과되지 않아, 감정적이고 논리적인 결말로 가게 되었는데, 그중 미나의 감정 씬은 통편집 되었습니다. 제가 가려던 방향은 수연과 은혜의 풍선들이 숲을 날아다니고, 숲과 컨테이너 박스, 야구장 등 현실과 꿈의 공간이 다 뒤섞이면서 미나가 "나 이 꿈에서 벗어날래. 집으로 돌아갈래!"라고 외치며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에 굴복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건우 아빠와 미나 이모와 다 겹쳐서 서로가 서로에게 대화하는 시퀀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 내가 원하던 결말로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한편 영화 '리틀 드리머즈'는 오는 19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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