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은 끝났지만 마음은 아직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수지와 이진욱이 호흡을 맞춘 영화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이 오는 12월 개봉을 확정했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은 실연했지만 아직 이별하지 못한 승무원 사강(수지)과 컨설턴트 지훈(이진욱)이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조찬모임'에서 우연히 뒤바뀐 '실연 기념품'을 발견하고, 그 주인을 찾아 나서면서 그려지는 이야기다. 자신들이 미처 끝내지 못했던 이별과 마주하게 되면서 새로운 사랑과 희망을 보여준다.
공개된 론칭 예고편은 화려한 로맨스보다 이별 이후의 시간에 초점을 맞춘다. 사강의 내레이션과 함께 과거 연인과 행복했던 순간, 이별 이후 홀로 남겨진 현재의 모습이 교차되며 두 인물이 감당하고 있는 상실의 깊이를 보여준다. 추억이 남아 있는 공간을 홀로 바라보는 사강과 공허한 표정으로 일상을 견디는 지훈의 모습이 작품의 정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조찬모임은 오전 7시, 저마다 이별의 상처를 품은 사람들이 모여 아침을 먹고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독특한 공간이다. 원작에서는 참석자들이 각자의 실연 기념품을 교환하면서 인연을 만들어가는 설정이 이야기의 중요한 장치로 활용된다. 영화 역시 사강과 지훈이 뒤바뀐 기념품의 주인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중심으로 두 사람의 상처와 과거를 들여다본다.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에서 기억에서 지우려는 것이 아니라, 남은 상처와 미련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그 관계가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 가깝다. '끝났지만, 끝내고 싶어'라는 포스터의 문구 역시 영화가 바라보는 이별의 의미를 함축한다.
이 같은 정서는 백영옥 작가의 동명 원작 소설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2012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조찬모임'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앞세워 이별과 그 이후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실연을 단순히 위로받아야 할 상처로만 바라보지 않고, 자신의 이별을 인정하고 사랑의 가능성을 다시 회복해가는 과정으로 그려냈다.
원작은 지난해 13년 만에 마지막 완결판으로 다시 출간됐다. 초판의 서사를 유지하면서도 문장을 리듬감 있게 다듬고 일부 문장을 덜어냈으며, 시대의 변화에 맞춰 표현을 손질했다. 출판사 측은 작품을 두고 '투명하면서 아름다운 서사', '독특한 설정과 세련된 필치'라고 평가했다. 영화는 이미 영화제를 통해 먼저 공개된 바 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공개됐으며, 이후 2026년 트라이베카영화제에서도 상영됐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작품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수지는 사랑했던 사람과의 관계를 쉽게 놓지 못하는 사강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이진욱은 오랜 연애가 갑작스럽게 끝난 뒤 일상이 무너진 지훈을 통해 사랑 이후의 공허함을 보여준다. 이진욱은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과거 연애의 기억을 가져와서 적용하는 작업을 많이 했다"라며 자신의 경험을 캐릭터에 녹여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선애 감독은 '69세'와 '세기말의 사랑'에서 보여준 인물에 대한 세심한 시선을 이번에는 '이별'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에 적용한다. 거대한 사건이나 극적인 갈등보다는 사랑이 끝난 뒤에도 계속되는 일상의 순간들을 따라간다.
수지와 이진욱이라는 두 배우가 보여줄 현실적인 감정선, 백영옥 원작이 가진 섬세한 정서, 그리고 임선애 감독 특유의 인물 중심 연출이 만나면서 영화가 원작의 매력을 얼마나 스크린에 옮겨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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