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후기] 싸움독학, 조회수 0에서 시작된 연대…폭력의 시대에 응답하다

인간미로 뭉친 언더독들의 반란, 일본 실사판 '싸움독학'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싸움독학'이라는 제목 자체가 모순적이다. 보통 싸움은 상대가 있어야 하고 실전 경험도 반드시 필요하다. 격투기 선수들도 체육관에서 코치와 스파링 파트너를 상대로 열심히 훈련한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싸움을 독학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시무라 코타(스즈카 오지)는 폭력을 소재로 돈을 버는 스트리머 학생에게 매일 괴롭힘을 당하다가 수상한 링크를 하나 발견한다. 닭 머리 사범의 이른바 '싸움에서 이기는 법' 영상이다. 영상을 그대로 따라 하며 힘을 얻은 시무라는 언제부턴가 자신이 강해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드라마를 끝까지 보면 진짜 독학으로 강해진 사람은 없다. 대신에 시무라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난다. 촬영과 편집을 해주는 남학생, 라이브 방송을 도와주는 여학생, 갑자기 함께 알바를 하면서 응원을 해주는 어여쁜 여학생까지. 결국 시무라는 이러한 공동체 속에서 성장해 나간다.

싸움독학은 사실 싸움 독학의 성공담이 아니라 주인공 시무라의 인격이 만들어낸 연대에 가깝다. 시무라는 가난하고 약하고, 심지어 찌질해 보이는 남학생이다. 그런데도 격투기와 태권도 유단자까지 나서서 도와주려는 이유는 본질적으로 시무라가 본질적으로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픈 어머니를 정성껏 돌보고, 라이브 방송으로 큰돈을 벌어도 약자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그 덕분에 시무라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그에게 투자할 가치를 느끼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시무라가 첫 승리를 하는 그 순간에도 싸움의 기술을 강조하지 않았다. 단순히 발차기 연습 때문이 아니라 아픈 어머니를 보살펴야 한다는 절박한 의지가 있었다. 결말에서 나오는 반전은 다소 흔해 보이는데, 결국 주인공 시무라의 인격으로 귀결되고 있다. 이 작품의 진짜 성장의 원동력은 싸움이 아니라 시무라의 인간미로 볼 수 있다.

겉으로 보면 '싸움독학'은 전형적인 학원 액션물처럼 보인다. 괴롭힘을 당하던 약한 학생이 싸움을 배우고 강해져서 복수한다는 전형적인 전개 말이다. 시무라가 싸움을 시작한 이유는 정의 구현이 아니라 어머니의 병원비 때문이었다. 조회 수가 오르고 돈이 들어오면서 점점 더 위험한 싸움에 뛰어들게 된다. 이건 현재 조회 수 경쟁으로 점점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현재 라이브 방송 구조와 비슷하다. 그런 면에서 '싸움독학'은 생각보다 냉소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고등학생들이 폭력이라는 자극적인 콘텐츠로 돈을 버는 모습은 씁쓸하기는 하다. 예전 학원물에서는 운동선수나 아이돌 등이 학생들의 꿈으로 나왔는데, 이제는 유튜버가 가장 현실적인 성공 모델이 되어 버렸다. 지금도 자극적인 라이브 방송으로 수익을 올리는 스트리머들이 많기 때문에 드라마가 그다지 허구로 보이지 않는다. 학생들이 폭력으로 상처 입는 과정이 콘텐츠로 소비되는 모습은 여전히 불편한 기억으로 남는다.

'싸움독학'은 조회 수를 좇는 시대 속에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는 한 남학생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시무라가 배운 것은 본질적으로 '싸움'이 아니라 강해지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 강해지는 방법은 싸움의 요령이라기보다 인격과 태도에 가깝다.

한편 넷플릭스 드라마 '싸움독학'은 동명의 한국 웹툰이 원작으로, 지난 11일 공개했으며 총 6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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